중국 시안(서안)
9/30
탕탕이네 아빠가 기차에서 내려서 시안역으로 마중해주었다. 기차밖에서 안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고, 같은 테이블을 썼던 사람들도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었다. 고마워요 정말.
시안역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 쯔이언니가 역 앞에 kfc가 있단 것도 알려주었지만 지금은 거의 반실성상태라서 택시를 타기로 진경이와 합의를 보았다. 택시를 타고 서안 남쪽문에 내려달라고 말했어야하는건데, 너무 졸렸던 우리는 서문으로 내려달라고 외치면서 "어,, 어? 이 방향이 아닌데"하며 눈이 동그래져 있었다. 결국 다시 남문으로 말한 뒤 우리의 정신나감에 푸스스 웃어버렸다.
남문에서 내리니 22위안이 나왔다. 택시기사 아저씨에서 50위안을 건네주니 거스름돈을 꼬깃꼬짓 뭉치로 건네줬는데 바로 확인해볼까 내려서 확인해볼까하다가, 의심하지말자!하는 마음에 내려서 계산해보니,,, 10위안을 덜 거슬러 받은 거시여따^^,,,,,,,,,,,,,,,,,, 촿하ㅏ하
텅 빈 거리에서 나와 진경이는 어떻게 할건지 얘기하다가 숙소 근처에서 좀 멀어져서 24시간하는 맥도날드로 걸음을 옮겼다. 꽤 걸어서 온 맥도날드 조차 1시간 반 후부터 연다고해서 그 앞에서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우리가 짠했는지 맥도날드의 직원이 우선 들어와서 앉아있으라고 말해주어서 고맙다고하며 그 안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던 사람이 우리가 앉아있는 것을 보더니 맥도날드에 슬금슬금 들어와 앉아서 자는 것이었다. 순간 그 직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계속 직원을 쳐다보고 있었더니 의자로 문을 막아주었다. 진경이는 기차 안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더니 결국 졸린지 잠을 자기 시작했고 그 후 지나가다 우리가 있는 것을 본 사람이 또 다른 입구로 들어와버렸다. 우리에게 문을 열어준 직원에게 너무 미안했던 나는 그 사람을 빤히 쳐다봤는데 그 사람은 꽤 전문적으로 돌아다니며 잠을 자는 사람이었는지 몰라도 가방에서 옷을 꺼내더니 베고 자려다가 내 시선을 느끼고 환하게 웃으며 이거 덮을래? 하는 시늉으로 옷을 흔들며 웃는게 아니겠는가.... 하................................... 고개를 절레절레 돌리고 난 후 내가 여기서 무얼하는 것인지, 뭘 하자고 집 떠나 여기까지와서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 겨우 만원 아끼자고 숙소로 가지않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인지, 만원이 뭐길래.... 하는 생각이 계속 들기에 진경이를 깨워 그냥 숙소에 가자고 말하고 그 곳을 박차고 나왔다. 그 순간 느꼈던 내 자신에 대한 초라함은 생전 처음 느껴본 것이여서 그 자리를 박차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밤거리를 걷고 걸어, 아이폰 지도가 시키는 대로 숙소 근처까지 왔건만 숙소는 보이지를 않았고 주변에 물어도 모른다는 답변만 받아 피곤함과 짜증에 가득찼던 나는 먼 곳에서 배낭을 맨 여행객의 실루엣을 발견하고는 너무 반가워 달려갔다. 그 사람에게 물어보니 위치를 알려주러어서 다행히 숙소를 찾은 우리는 체크인을 언제부터 할 수 있는지 물었고, 2시간 정도 남아서 짐을 맡겨두고 주변 식당에서 햄버거와 비빔국수 같은 것을 시켰다. 그런데 너무 피곤하고 지쳤던 탓인지 나는 그 비빔국수를 먹고 얼마 지나지않아 화장실에 가서 구역질을 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