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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4. 태국 - 치앙마이

태국 치앙마이 11일차

11.21

주우오빠와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오는 미니밴을 탔다.

마지막으로 스쿠터를 반납하면서 키도 반납한 줄 알았더니...! 파우치에 들어있었다^^... 빠이를 정말로 떠나기 전에 미니밴 안에서 알아서 다행이고, 문성오빠가 그걸 알아채고 스쿠터로 우리 빠이를 떠나는 미니밴을 따라와서 다행이었다

미니밴에서 stop, please!를 외치는데 얼마나 부끄러운지 흑흑...


미니밴 안에서 윤하의 노래를 들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빠이에서의 추억이 너무나 좋았지만

그건, 빠이가 좋았던 것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았던 거라는..

아마 다시는 똑같은 기쁨을, 똑같은 시간을 지나지 못하겠지.

내가 아무리 그 시간들을 보존하려 해봐도 그 당시의 감정과 기분, 피부로 느껴지던 감각들은 지금도 여전히 미화되고 변질되어가는 중이다.

그래서 변질되지 않을 사진과 동영상을 열심히 찍었지만 머릿속의 기억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양이다.


심향에서 묵었던 동안 3인실 방을 혼자 썼었는데, 여행하면서 꿈을 꾸면서 잔 적이 없는 내가 빠이 여행 동안은 참 많은 악몽과 불편한 꿈들로 잠을 설쳤었다.

일어나서 무엇이 날 그렇게 불안하게 했는지 생각했고, 그 와중에 알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혼자 운 적도 몇 밤 있다.

너무 행복해서 그랬었나? 이 행복이 언젠가 끝날 줄 알아서 그렇게 불안했었나? 이제서야 이런 생각이 든다.

어쨋든, 빠이로 떠난 첫 번째 여행은 끝이 났다. 최선을 다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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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로 도착해서 썽태우를 타고 <yuan hostel>로 향했다.

주인아저씨는 여전하셨고 도미토리를 쓰겠다고 말했더니 주우오빠와 나를 같은 방에 넣어주셨다.

뭐... 아침에 깨우긴 편하겠네.

방에는 서양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다. 빠이 가기 전에도 여기서 뵀었는데 아직도 계시네.


쨈과 저녁을 먹기로 해서 마야몰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직 시간이 남아서 적당히 짐 정리를 하고 오빠와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허기가 져서 밥을 먹어버림^^!

나의 이런 즉흥 저혈당&저혈압 여행에 함께하느라 고생이 많은 주우오빠...


어쨋든 허겁지겁 준비하고 나간 마야몰 앞에서 쨈과 페우를 만났다.

둘은 치앙마이 대학교에 가서 스쿠터를 가지고 온다고 다시 갔고, 나와 오빠는 벤치에 앉아서 노래 부르는 것을 듣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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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듣고싶을 정도로 좋았는데 금새 무대가 끝나버림 ㅠㅠ


쨈과 페우가 스쿠터를 가져와서 샤브샤브 집으로 갔음.

나는 쨈 뒤에, 주우오빠는 페우 뒤에 탔는데 그 상황이 웃겨서 둘 다 엄청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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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가게 이름이 한국말로 샤브오빠였음... 띠요옹?

샤브샤브 뷔페집이 1인당 99바트라니... 물가도 띠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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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샤브샤브를 먹고 있는데 쨈이 갑자기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눈이 엄청 커져서 입을 막고, 오마이갓을 외치고, 폴짝폴짝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걸 한 5분 정도 계속해서 오빠랑 나는 "뭘까..?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받은 걸까?.." "아니야... 뭐 공모전에서 우승한 거 아니야...?" 식의 대화를 하면서 지켜봤는데

쨈이 wait!를 외치더니 은행을 다녀온다고 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기뻐보이니 다행..!


은행에서 돌아온 쨈이 말해줬는데

페이스북 페이지 댓글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당첨되어서 통장으로 한국돈으로 100만원 정도가 입금되었다고 한다.

아니 그런 거 다 뻥 아니었어..?

어쨋든 쨈은 은행에 가서 확인까지 했고, 그 날 우리에게 샤브샤브를 사줬다.

축하해 쨈 ㅎㅎ 나도 그런 거에 당첨되는 거 처음봐서 너무 신기했엉


세은언니가 노스게이트에서 오픈마이크를 하는데 참여한다고 해서 쨈에게 갈래?하고 물어보니

과제가 너무 많다고 다음에 같이 가자고 했음 ㅎㅎ

그래서 쨈과 페우가 노스게이트로 데려다 주기만 했다.

담에 또 만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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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본 <north gate> !

분위기는 쩔었지만 우리의 자리는 없었고요?

엉거주춤하게 서있던 우리를 앞자리에 있던 세은언니가 인도해줬다.

뭐야 여기.. 완전 쩔쟈나..

세은언니의 오픈마이크도 성공적이었다. 이 언니는 무대체질이었다. 노스게이트를 휘어잡으셔따..!


이 곳에서 미국인 Day와 혜영언니, 지영이를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이 날 노스게이트에 가길 참 잘했다.

세은언니 옆에 한국인같은 여자애가 있는데 눈이 참 맑아 보이길래 "한국인이예요?"하고 말을 먼저 걸었는데,

그렇게 만난 지영이는 생각보다 돌아이었다.... 지영... 마니 춰아해..


어쨋든 빠이에서 치앙마이로 돌아온 첫 날이 알차다 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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