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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일기장

요즘은 뭐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 초반의 느리디 느린 하루를 지나 수업이 시작된 후에는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갔던 하루하루. 그 사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 또한 하나씩 머릿속에서 침식되겠지. 그중 가장 큰일이 있다면 바로 야롱이의 등장. 처음엔 얼떨결에, 그 뒤엔 스며든 우리 야롱이. 한 달 전 청소기 줄이 목에 감기는 사고로 나도 야롱이도 많이 다쳤지만 천성이 밝고 건강한 야롱이는 금세 회복하고 오늘도 서로를 쓰다듬으며 지낸다. 작고 작은 생명체가 집에 있다는 건 책임감과 더불어 보드라운 행복을 안겨준다. 열심히 밥을 먹고, 푹 잠을 자고, 또 일어나 좋아하는 사람들을 반기고, 최선을 다해 사냥놀이를 하고. 그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사는 작은 생명체. 그래서 멋진 나의 고양이. 10대 .. 더보기
낯설게 하기 낯설게 하다. 처음 본 것 같이 서늘하게 하다. 뭐 그런.. 오늘 큰 방과 작은 방의 가구 배치를 바꾸었다. 큰 방은 공부하는 공간으로 쓰고 작은 방은 침실로만, 말 그대로 잠만 자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어느 잡다한 것도 출입금지. 방을 바꾸고 나서 가연은 새로운 집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기분이 새로웠다. 비어있던 곳이 가득찬 뒤에도 새로웠었고, 가득찬 곳이 다시 비어질 때도 새로웠으며, 그 공간에 덩그러니 침대 하나를 밀어넣으면서도 여전히 새롭다는 느낌은 새롭게 떠올랐다. 나쁘지는 않은 기분. 익숙해진 것을 바꿈으로서 나에게 낯설게 만드는 것. 그렇게 새롭다는 자극을 받는 일. 가끔은 내게 익숙해진 것들에서 멀어져야만 한다. 너무 뜨뜻미지근해 진 것들은 언제나 문제를 일으킨다. 그런 점에서 오.. 더보기
New bucket list until 2020 1. Yoga Alliance Certification in India - RYT 200 (Don't use electronics)2. Volunteer at Mother teresa house in India3. Trek Camino de santiago4. Come full circle the Jeju island by scooter5. See a sunset in Africa6. Enjoy the La Tomatina festival7. Visit the Republic of Uzupis (1/4/20xx)8. Get a scuba diving certification9. Embark the trans-siberian railway10. drink a cocktail in Havana 더보기
그 자리에 있는다는 것 어제에 이어 오늘은 상태가 더 안 좋다.호흡까지 힘들 정도로 우울함이 몰려온 건 딱 1년 만이다.아직도 갈피를 못 잡기는 마찬가지지만오랜만에 찾아온 심장 부근의 답답함을 견딜 수 있는 건결국엔 이것도 지나간다는 믿음 때문이다.일 년 전처럼, 그때처럼 또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괜찮아진단 걸 이제는 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력감이 몰려왔지만 어쨋든 이겨냈다.방금도 모두 그만두고 싶었지만 어쨋든 참아냈다.차라리 모두 펑펑 울음으로 쏟아내고 털어내면 좋을텐데얼마나 가득차야 비워낼 수 있을까. 더보기
어이없당... 개에 물렸어... 할아버지댁 강아지 두 마리가 어쩌다가 서로 싸워서 그걸 말리다가 크게 물려버렸다.나는 통감이 정말 둔해서 긁힌 정도의 고통만 느껴서 상처가 그렇게 큰 줄 몰랐는데엄마가 바지를 걷어보더니 갑자기 혼비백산이 되어서 울먹거렸다. 알고보니 살점이 뜯겨서 너덜거리는 정도였다..우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놀라게 하면 안 될 것 같고 상처를 치료하는 게 먼저라서 간다는 인사도 못하고 나왔다.그래도 다행히 동네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보성아산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것까지 30분도 안 걸리고 척척 했던 것 같다.상처가 크게 남을 것 같지만.. 그나마 다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라도 괜찮다 괜찮다하니깐 더 낫다.근데 내내 아프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를 않는데 부모님, 특히 엄마한테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엄마.. 더보기
너무 오랜만에 일기쓰넵 뭐 누가 읽는다고 생각하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의 작가 오지은님은 숨겨진 일기장같은 블로그 글을 발견하고 읽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뭐 . . 오지은님이 읽는다고 생각하고 소소하게 적어봐야지 (?) 요즘은 등산과 독서와 게임과 요리.독서는 내 최근 관심사인 페미니즘과 미니멀리즘, 여행 책이 주를 이룸.게임은 어제부터 시작한 거지키우기2.... 미쳤다. . . . 이렇게 재밌는 모바일 게임이 존재한다니. . .심시티를 하고싶은데 혼자하긴 좀 심심할 것 같은 그런 느낌.. 가연이를 꼬셔도 넘어오지를 않는다. 췌아 맞다. 집밥백선생1을 보면서 요리도 몇 가지 배우고 있다.그제인가 생에 처음으로 김치전을 해봤는데.. 맛있더라?세상에.. 나는 김치전 그거 꼭 사서 먹어야하는 그런 음식인 줄 알았는데 유레카다.역시 사.. 더보기
back to chiangmai, 그리고 책상. 지난 번 일기에서 굉장히 자신만만하게 한국행을 결정한 것 치고는 빠르게 결정을 번복했다. 가지 않을거다.하루에 열댓 번씩 마음이 바뀌어서 주변 사람들도 이제 네 말은 믿지 않겠다고 농담을 던지곤 했는데 갈팡질팡하는 이 마음을 나도 잡을 수가 없었다. 3주 전 쯤, 한국행을 결정하고 블로그에 글을 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마음이 불안해 새벽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쇼파에 앉아서 차분히 생각해보니 한국을 가고싶었던 것이 아니라 워홀에 가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드는 것이 두려워서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솔직히 아직은 한국이 그립지 않다. 우선 미얀마까지 더 가보자고 다시 계획을 수정했다. 가연이가 한국으로 가는 것에 맞춰서 혼자가 된 지금, 가나다라라는 숙소에 쏙 숨었다!우선 3박을 예약해뒀는데 방에 .. 더보기
2018년의 발어사 그 노래의 그 문장, "어릴 적의 날 기억해. 큰 걱정이 없었기에.."해진언니가 언젠가 집어줬던 이 문장이 나를 크게 울렸었다.어느샌가 간단한 다짐 전에도 스스로와 상황을 여러 번 재고 재기 시작했고, 또 실패할 내 모습이 두려워서 걸음도 떼지 않기 시작했지만 이번 연도는 그 노래, 그 문장의 힘을 빌어 나름 괜찮은 목표들을 세워보려고 한다.결구의 기한은 2020년 1월 1일, D-day를 세워두고 더 괜찮은 나를 향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