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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28~D+30] 일개미가 되는 중, 시드니에서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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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D+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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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6/9/2018


D+28, 24/09

시드니는 요즘 하루는 여름, 하루는 가을을 반복하며 춥다-덥다를 반복하는 중.

정말 감기걸리기 딱 좋은 날씨다.

당장 입을 따뜻한 옷을 사야 할지 곧 올 더운 여름의 옷을 사야 할지 고민이 된다.


오늘은 데이오프

어제 나오린과 니콜에게 내일 잡채를 해준다고 말했다.

그냥 Fried glass noodle 이라고 했는데 나올린이 "좝채..?"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족끼리 한식당에 가면 항상 시켜 먹는다고.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겨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서 오늘 무슨 요리를 할 지 정한 다음, 가계부를 정리하는데..

진짜 매일매일 정리 했었어야 하는데 근 한 달 동안 블로그에만 올리고 가계부 앱에는 정리를 하지 않아 2-3시간 동안 그것만 했다.

가계부 앱은 편한가계부를 이용하고 있다.

결제까지 해서 컴퓨터로도 이용하고 앱으로도 이용하는 중.

진짜 편하다!

특히 주 통화, 보조 통화 설정도 그렇고 개인 입맛에 맞게 메뉴들을 편집할 수 있단 것도 좋다.


뭐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5시다.

오프 때는 굳이 어딜 가지 않고 집 앞에서 커피만 마셔도 chill out 하는 것 같다.

콜스와 한호식품을 거쳐서 재료를 촤르르륵 사왔다.


오늘의 메뉴는 잡채와 부대찌개.

잡채는 추석 잔치음식이라서 만들었고 부대찌개는 나올린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이라고 한다.

애들이 오기 전에 빨리 만들어야겠어서 레시피를 적은 종이를 옆에 펴두고 착착 만들기 시작함.

근데 처음 만들어보는 음식들이라서.... 글쎄....?

맛은 보장하지 못해 

마늘을 다져서 쓸 필요없이 콜스에서 이거 사면 되는거였다.

Hanho 마트에도 다진 마늘을 팔긴 하는데 얼만지 안 봤다..

국가비님 영상에서 보고 마트에서 찾아본 건데 쓸 때 너무 편했다!

역시 정보화의 시대.

이렇게 양념이 완성되었구여ㅡ

아.. 그럴싸해서 기분이 이상하네?

2n년간 요리바보로 살아왔는데.. 노력하면 되는 거였나요?

고기가 좀 크게 썰어진 것 같다.

내가 먹던 잡채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여튼 뭐가 중요해.

고기가 크면 좋은거야.

말도 안돼, 내 요리에서 진짜 잡채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아직 아무도 집에 오지않아서 당면없이 휴식을 취하기로 한 잡채재료들..


부대찌개의 서막

이거 사면서 내가 살다살다 이딴 걸 사보네라고 생각함..

토마토 소스에 목욕 중인 베이크드 빈


근데 스팸을 너무 작은 걸 사와서 부대찌개가 약간 맛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갖 힘을 다 써봤지만 그냥 나중에 딴띠 (집주인)이 왔을 때 딴띠가 스팸 더 필요하냐고 물어봐서

더 넣었더니 맛있어졌다.

부대찌개는 햄맛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완료.

부대찌개까지 완성되고 이제 사람들이 오면 당면 삶아서 잡채 완성하면 되는데, 왜 아무도 오지 않나요......?


침대에 누워서 전기장판을 켜고 쪽잠을 자보려는데 갑자기 열쇠소리가 들려서

호다ㅏ다다다닥 나가서 "hey!!!!!!!!!!!!!!"하고 맞이했다.

놀랐겠지^^...

너무 반가웠겠지...

다시 고든램지 스위치 ON

(고든램지씨 죄송해요)

나올린은 과외가 끝나려면 1시간은 더 있어야해서 그냥 우리끼리 먹고 있기로 했다.

양도 넉넉해서 뭐~

딴띠가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냐며 레시피를 적어달라고 했다.

니콜도 너무 맛있다고 했다.

응에에아ㅏ아ㅏ앙ㅡ 말도 안돼!


이수인 생에 첫 잡채를 만들다-

부대입니다 전화주세요.


마지막으로 딴띠랑 나는 칵테일까지 한 잔 하고 있는데 나올린이 왔다.

오기 전부터 자기 언니한테 전화해서 자기 누들 남겨놓으라고 찡찡댐.

나올린... 엄청 많아 얼른와♡

나올린이 잡채먹더니 자기는 원래 이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내가 만들어주는 건 맛있다구 엄청 많이 먹었다. 감동이야.

근데 너무 많이 먹어서 딴띠가 그러다가 배 아프다고 그만 먹으라고 말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은 Moon cake.

인도네시아, 중국계인 딴띠가 먹으라구 줬다.

이러니깐 진짜 명절같다!

여튼 너무 즐거운 하루였다.

다들 즐겁게 먹어줘서 너무 고마워 :)


그리고 옵터스 결제도 한 달이 끝나간다.

와 이렇게 시드니에 도착한 지 한 달이 되었구나.

한 달 동안 100%의 순도로 좋은 일만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삶은 어느 정도만 행복해도 축복인 것 같다.

언젠가 이 사진을 주웠는데

세상살이라는 게 그렇게 자로 잰 듯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여튼 오늘도 옵터스 10G 결제를 마치며 하루를 마무리!

한 달도 잘 부탁합미다~


D+29, 25/09

화요일은 원래 근무일이 아니다.

하지만 노엘의 부탁으로 당분간 화요일도 근무하게 되었다.

매출을 보니 월-목까지 손님이 정말 없는 것 같아서 (카워시 안에 있는 카페라서 더욱.. 평일에 세차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서요.)

노트북, 액션캠, 노트, 보조배터리까지 넉넉하게 챙겨서 집을 나섰다.

아 근데 나 일하는 거 액션캠으로 찍으려고 했는데 뭔가 어색해서 그만 둠.. 쳇

짐만 바리바리 싸왔군..

진짜 오늘 커피 2잔 팔았고요..?

그리고 내가 연습하면서 버린 게 훨 많구여..? 

노엘 죄송하구여?

그러다보니 밥 먹을 시간, 어제 남은 잡채 먹었는데 세상에 아직도 맛있어.


오늘 카워시 손님도 10명에다가 커피 마시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이 정도면 앉아있는 게 미안할 정도였는데

노엘이 갑자기 월요일도 일 해달라고 했다(!?)

마감할 수 있는 사람이 카이로랑 나뿐인데 카이로가 주말에 쉴 수는 없으니 평일에 쉬게 해주려고 그런 것 같다.


"But monday is my only day-off...^^;;;;;;" 이러다가

그 빤히 사람 간절히 바라보는 스킬을 써서 나도 모르게 알겠다고 했다.

이 정도면 너무 앉아서 돈 버는 수준이라서 미안했는데 알겠다니깐 너무 고맙다고 악수까지 하는 노엘.

커피 많이 마실거야.. 바닐라 시럽도 시킬거야 바닐라 라떼가 맛있으니깐.


퇴근 후 집으로 오는 길,

K마트에 들려서 살 것이 있어서 브로드웨이에서 내렸다.

우선 쇼핑 전 배가 고프니 쌀국수 한 그릇.

절반먹고 체함... 아오.

근데 옆을 보니.. 엥..!? 여기 세포라가 있었어...?

아 화장품 사려고 엄청 돌아다닌 적 있었는데 완전 헛수고 했자나!

내가 찾던 3CE 베이스도 여기 있었다.

중요한 건! 난 사지 않고 꾹 참고 나왔다.

주우오빠한테 돈 모으는 거 물어봤는데 쓰지 않아야 모인다고 말려줬다.

맞아 집에 아직 새 립스틱도 2개나 있다고.. 그래도 나중에 베이스 다 쓰면 여기로 와야지.. 


K마트에 요가매트, 세안수건을 샀다.

세수만 할 때 수건 큰 거 쓰면 너무 아깝

곧 여름이라 운동할거임.. 여기서 아주 그냥 평생에 입고싶던 옷들 다 입어버릴거임


집에 냉장고도 정리해야 해서 집으로 들가기 전 다이소도 들렸다.

피부가 안 좋아져서 레몬 짜서 마시려고 프루트 스퀴저랑, 계량컵, 채소나 과일 넣을 통을 삼.

그래도 하루에 일을 1개만 하니깐 무언가를 살 시간은 있어서 좋다.

안 그랬으면 계속 머릿속에서 '이거 꼭 사야하는데, 꼭 사야하는데, 이거 꼭 사야하는데..'

이렇게 맴도는 게 스트레스다...

요즘 머리 자르고 싶어 죽겠다.

왜냐면 머리가 기니깐... 머리 감기가 싫거든요....

게다가 한국처럼 온수를 쓰는 동안 집 자체가 따뜻한 게 아니라서 (보일러가 아니기 때문에)

씻고 나오면 그때부터 덜덜 떨기 시작...

여름에 정말 덥다는데.. 빨리 조금이라도 따뜻해지면 안될까?


보고싶은 드라마가 생겼다.

제3의 매력, 사진도 풀린 것 보면 곧 하는 것 같은데 빨리 해라! 일상의 행복이 되면 좋겠다.

막상 하면 챙기보기 귀찮은 것이 문제이다만..


D+30, 26/09

아침에 도착한 사진

7개월 간의 여행을 하면서 둥이 생각에 울었던 적이 많다.

쟤가 내가 여행하는 동안 죽어버릴까봐 불안했다. 12살이라서 적지도 않은 나이다.

여행을 1차로 끝내고 집에 돌아가서 보 많이 건강해서 놀랬다^^.......

내 생각엔 너는 한 20-30년은 살 것 같아.

특히 

1. 자유냥이라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

2. 기름진 것은 생선 빼고는 좋아하지 않는 식성. 오히려 오이, 브로콜리에 환장함.

3. 자기가 들어오고 싶을 때만 집 문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당당함.

뭐 이정도라면 장수의 조건으로 훌륭하군.


나의 오늘 아점은 부대찌개와 잡채.. 맞아요.. 그 때 먹고 남은 거예요..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밥도 브라운 라이스로 샀다. 아니면 퀴노아 밥.

건강염려증 1등.


아무리 카페에서 원두로 내린 커피를 먹어도.. 믹스커피에 대한 갈증은 해결할 수 없다.

오자마자 집에 와서 한 잔 타먹었는데

왜 커피 한 잔에 모든 시름과 근육통이 씻기는 것 같은거죠?

드디어 우리 아파트에 새로운 엘레베이터가 개시되었습니다.

너무 빠르다.. 아싸아싸 아싸라비야...

심지어 셀카찍다가 집 도착함.. 띠

냉장고에 있던 것들을 통에 다 정리했다.

뭐가 뭐가 있는지 통 보이지를 않아서리.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시원하다.

우리 레스토랑 풍경.

평화로워 보이는 사진이지만 사실은 바람이 너무 불어서 곧 태풍올까봐 찍은 사진이다.


오늘 레스토랑 영업도 평화로웠다.

그래도 카워시에서 전화받은 경험으로 용기내서

Take away 주문전화 몇 개 받았는데

도저히 못 알아먹는 전화가 하나 있어서 그거 때문에 자신감 하락, 하하!

알고보니 보통보다 작게 말아달라는 거였음.. ㅎㅎ 몰라요.. 안 들려요.

전화영어를 좀 더 잘 정리해서 연습해야겠다.

가게에서 척척 잘하는 직원이고 싶다.


나중에 먹으려고 냉동군만두 (hanho에서 샀다. 왜냐면 coles에서 예전에 만두 샀더니 생강을 뭘 그렇게 많이 넣었는지.. 다 못 먹었다.)

그리고 사장님이 주신 음식.

사실 손님이 take away 주문해놓고 안 찾아간 거였는데

주시면서 "줘도 되나.. 혹시 기분 나쁘면 어떡하지?" 이러시길래 저 그런 거 생각 안해용! 하고 받아옴.

집 와서 밥 다시 차리기도 귀찮은데용.. 조아요.

이거 먹다가 쌈장 생각이 나서 같이 먹고있으니깐

나올린이 "왜 그거에 먹어..?" 이러길래

"이거 마법소스야, 이거에 먹으면 뭐든 맛있어 ^^..." 라고 말하면서

그냥 연어랑, 쌈장 묻힌 연어랑 줬더니 "아~ 그러네. 엄청 맛있다!"하는 나올린.

쌈장매직.. 기억해조


내일은 일어나서 꼭 운동해야지~

나 여름에 진짜 세상에서 제일 머쮠 옷만 입고다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