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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31~D+35] 잘 먹고 잘 움직이고 잘 자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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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D+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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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1/10/2018


D+31, 27/09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났다.

매일 11시에 일어나다가, 6시 반에 일어나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몸이 이상함을 느끼는 중(?)

드디어 9시 반 정도에 "어.. 일어나야 할 것 같은데?"하고 일어나는 기적이!


일어나서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제제언니한테 답댓이 달려있었다.

언니가 핸드폰을 도둑맞은 뒤 오랜만에 인스타 dm으로 대화하는 거라서 엄청 반가웠다.

안부도 묻고 하고싶은 얘기도 하고 ㅎㅎ

보고싶어 제제ㅡ


http://www.jjoli.com/

언니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어갔는데, 정말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걸까?

나랑 가연이도 나중에 제제랑 올리처럼 여행하면 참 좋겠다.

가연이가 생생정보통에 와일드 캠핑하시는 분들처럼 불피우기, 칼로 나무 맞추기 연습하면 같이 가야지~

안 하면 안 갈 거야 


오늘 아침은 삼겹살.

잡채를 만들고 남은 부추를 함께 구우니 너무 맛있었다.

익힌 야채랑 먹으니 소화도 잘 되는 느낌이라 자주 이렇게 먹고싶은데 부추에 부작용이 있나...? 

너무 많이 먹으면 탈모 오는 거 아닐까...?


후... 너무 잘먹어서 행복한 아침의 시작.

하지만 이후에 땅끄부부의 30분 운동을 했다.

사놓은 요가매트를 드디어 개시... 

사만다가 내 요가매트 보면서 "오늘 운동했어?" 물어보면 오늘은 당당하게 했다고 대답 할 수 있다!

땅끄부부의 운동은 총 2회로 15분, 15분씩이었다. 1회까진 뭐.. 이정도야 하고 순탄스럽게 했다면

2회부터는 내 몸이 왜 이렇게 무거운지, 움직이는 것이 곤욕이었다.

힘들었다 흑흑.. 저질체력이라구요!


그래도 땀을 빼니 추웠던 집이 덜 춥게 느껴져서 샤워할 때 오랜만에 물을 끄고 비누칠을 했다.

평소엔 너무 추워서 따뜻한 물을 끌 수 없었다...

이거 운동해서 건강해진 거 맞지..?

레스토랑에 일하러 가기 전에 간단히 컵라면과 커피를 마셨음... 

인스턴트 커피 만든 사람 나와.

감사감사 압도적 감사..

그리고 타오바오에 도전하기 위해서 사이트를 뒤지는데.. 어후 하기 싫은지 자꾸 졸려왔다.

그래도 가격보면 이게 맞나? 싶어서 정신이 차려진다.


오늘 레스토랑은 너~무 바빴다.

아니 바쁜 건 평소같은데 총체적 난국이었다.

주방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셔서 주문이 꼬이는 바람에 take away를 1시간씩 기다리는 손님이 등장.

nigiri와 aburi를 혼동해서 주문받은 체리와

말도 안하고 테이블을 옮기는 커플,

좁은 가게에서 2시간 반동안 통화받다 밥먹다를 반복하는 손님,

베지터블 교자를 포크 교자라고 서빙한 나,

...

등등등

한 번 꼬이기 시작하니 정신없이 꼬이기 시작하는 주방과 홀의 대환장 잔치였다.


테이커웨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홀의 손님들도 어리둥절..

"I'm sorry, I'll check."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어쨋든 폭풍이 지나가고.. 

잘 해결되었다!

다음주에는 더 수월하기를


D+32, 28/09

오늘부터 타오바오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여기 옷이 아무리 세일해도 기본적으로 비싸다..

게다가 호주는 타오바오에서 이미 배송대행업체가 지정되어 있어서 그냥 타오바오 결제만 하면 된다.

시간이 더 빨리 가겠군...

우선 확정된 가방 하나.. 덩그러니... 900위안을 언제 채운담...


일하다가 인스타에 시드니네일 해쉬태그 검색해서 괜찮아 보이는 곳에 예약했다.

그냥... 앞으로... 많이 일하게 될 나를 위한 선물이야..

그리고 내 생일도 10월에 있잖아..^^;

하고싶은 디자인을 보여드리니 90$로 결정되었다.


오늘 점심도 잘 챙겨먹었는데 아까 일하다가 잠깐 현기증이 엄청 심하게 나서 당황했음..

급하게 옆에 있는 초콜렛이랑 커피랑 다 입으로 넣었는데 한참을 힘들었다.

그래서 집 오는 길에 단 게 땡겨서 크림빵을 샀다.

대 맞은 크림빵.. 은 아니고 짐 사이에 껴놨더니.. 


오늘 카페에서 국가비님이 닭볶음탕 만드는 걸 보고 나도 먹고싶어서

Coles도 들려서 오늘 먹을 닭볶음탕을 하려고 닭 손질된 걸 찾는데.. 없었다!

손질은... 못 할 것 같았다. 특히 오늘같은 상태면 더더욱.

그래서 그냥 닭다리만 9개 들어있는 팩을 샀는데 네..? 4.8불이요? 4000원도 안 한다구요?


다른 재료는 집에 거의 다 있어서 한호식품에서 깻잎만 더 사옴.

끓이다가 맛을 보니 스알짝 씁쓸하고 알싸한 맛이 강해서 생각해보니

내가 마늘을 남은 거 다 쓴다고 너무 많이 넣었다..

그래서 물 더 붓고 간장 좀 더 넣었더니 너무 맛있쟎아!

굶은 사람처럼 먹었다.. 

완전 맛있어 특히 감자

아 근데 오늘 그냥 몸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안 좋았는지 먹고 기절해버렸다.


D+33, 29/09

오늘 아침에 손님없을 때 네이버 회화 퀴즈 풀었다.

이거 재밌음.

오늘 카페도 별 일 없었다.

10/1일이 호주 공휴일이라서 손님이 늘긴했다.

다행이지 뭐... 카워시 망할까봐 걱정했는데..

집으로 오는 길, 최근 귀가 방법을 버스에서 버스+메트로로 바꿨다.

5분이라도 빨리 집에 오려는 자의 발악


집으로 와서 뭐 먹을지 멍때리다가 냉동 순대볶음을 사둔 것이 기억남..

만드는데 나올린이 옆에서 뭐냐고 물어보길래 Korean.. sausage..라고 포장지에 써진대로 알려주긴 했는데...

소세지 맛은 아냐.. 나올린..

치즈도 뿌리고..


다 만들어서 먹고있는데 내가 쌈싸먹는 걸 보더니 나올린이 자기가 만들어보면 안되겠냐고 함.

알겠다고 한 다음에 나올린이 만들어준거 먹는데 그걸 한 입에 다 먹어? 라면서 계속 만들어줌...

귀여운데 나 배불러...


옆에서 먹는 거 계속 보더니 자기도 먹어보겠다고 하길래 소세지만 빼고 먹으라고 했다.

사실 내가 먹기에도 들깨가루가 많이 들어간 엄청 토속적인 맛이길래 나올린이 싫어할 줄 알았는데

맛있고 맵지도 않다면서 좋아했다..

응...?

이 정도면 한국인.


나올린이 내일은 비빔밥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같이 만들자는 거지만 어차피 거의 나만 만든다.

10살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면 안된다.

니콜에게도 물어봐서 내일 셋이 같이 비빔밥을 먹고 수영장에 가기로 결정...

니콜이 나올린보다 매운 걸 못 먹으니 마요네즈가 들어간 비빔밥으로 찾아봐야겠다. 


D+34, 30/09

정신이 가난한 사람 그거 나야 나.

오늘 진짜 웃길 정도로 실수 엄청 많이함 ㅎㅎ

그래도 카페 서랍 다 열어서 뭐 있는지 파악하고 대충 정리도 하고 버릴 건 버려서 그런지 기분은 상쾌하다.


라디오 닦다가 꾹 꾹 눌러서 라디오 채널 바꿔버림.. 치잉이ㅣ기기이기-하는 소리가 퍼져나가서 그냥 꺼버렸다...

그래서 우리 가게가 듣던 라디오가 뭐지..? 하면서 막 찾아보는데

바찌, 아리아나, 데미 로바토, 션 맨더스 노래가 자주 나왓던 걸로 추측하여 검색했다.

젊은이들이 자주 듣는다는 NOVA채널... 호주 라디오 FM 96.95이라고 생각해서 맞춰보니 딩동댕, 후 해결했다.

이거 말고도 연달아 실수 5개 정도를 우다다다 하면서 넋이 말그대로 가출했다..

내일이 공휴일이라서 그런지 평소 일요일보다는 손님이 적어서 다행이지.


그래도 오늘 나올린과 니콜에게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여유시간에 비빔밥 레시피를 찾아서 적어뒀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호식품에서 더 필요한 것들을 장을 봐서 들어갔다.


근데 오늘 만드는 내내 나올린이 약간 떼를 엄청 써서 좀 피곤했다 ㅜㅜ

안 그래도 오늘 피곤한데 "내가 해볼래!" 했다가 5초 만에 "아냐아냐 나 안 할래!" 했다가 다시 자기가 한다고 했다가.. 

그래서 그냥 나중에는 나올린이 자기가 하겠다고 한 거는 중간에 못하겠다고 해도 응원해주기만 할 뿐 내가 하지는 않았다.

동생 키우기란 참 힘들구나ㅡ

며칠동안 경험한 건데도 동생이 생긴 것 같아 좋다가도 실제로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다시 나올린이 좋다..

모든 인간과는 적절한 거리감이 필요해.


여차저차 완성된 참치고추장마요 비빔밥!

애들은 매워해서 중간에 김이랑 마요네즈 더 넣어서 먹었다.

나는 너무 맛있어서 행복하게 밥 한 그릇 다 먹었다!

그 뒤 식사를 끝내고서도 자꾸 깨작깨작 더 먹었음.

가연이가 나 간장계란비빔밥만 먹고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것만 먹고도 평생 살 수 있다.


먹고 호다닥 짐을 챙겨서 수영장으로 갔는데 너~~~~~~~무 추워서 옆에 있는 작은 따뜻한 스파에만 있었다.

나는 '아 더 뜨거웠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데 나올린과 니콜은 발만 담궜다가 뜨겁다고 뺐음.

뭐어... ? 

너네 한국 목욕탕오면 놀란다 놀래.. 

사람이 붉게 익어가는 것을 볼 수 있어.

애들하고 있다가 교회에 지각해서 호다닫다닥 갔는데 미경이가 있어서 끝나고 간단하게 얘기하고 헤어졌다.


밥도 많이 먹은데다가 수영도 했고 교회도 다녀와서 눈이 천근만근.. 피곤해 죽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잔잔하고 소소한 영화가 보고싶어서 [리틀 포레스트] 보다가 남은 걸 보드카+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봤다.

오늘도 출근했고, 내일도 출근해야 하지만 이러니깐 정말 주말같다.


D+35, 01/10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하는데 코에서 코피가 났다.

많은 양은 아니고 조금.

나는 평소보다 조금 무리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지속되면 코피가 난다.

그래서 대학생 때는 공모전 기간에 항상 코피가 났던 걸로 기억한다.

아직 일주일 풀로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원래 데이오프였던 오늘 일을 하러 가는 게 나도 모르게 엄청난 부담이었나?


오늘은 호주 NSW의 공휴일, 노동자의 날이다.

호주는 주마다 노동자의 날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10월 1일은 NSW만 해당, 시드니는 NSW에 있기 때문에 시드니는 10월 1일이 노동자의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카워시에 손님 워우...

특히 카워시는 부부, 커플, 친구가 함께 차 2대를 오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에

한 번 손님이 밀려들면 커피 주문도 와다다다 생긴다.

평소엔 1잔 씩만 스티밍하던 밀크를 2잔씩 스티밍해서 배분해서 붓는 경우도 생겼다.

잠시 이렇게 경험해보니 시티에 있는 커피샵들이 왜 경력이 많은 바리스타를 원하는지 알겠다.

밀려드는 주문에 샷을 여러 개 뽑고 또 거기에 맞는 우유도 여러 잔 스티밍해서 우유, 거품도 잘 배분해야 하고,

음.. 내가 여기 있는 동안 전문적인 커피샵에서 근무해볼 수 있을까?

오늘 드디어 새 원피스 개시..

도대체 얼마나 옷걸이에 걸려있었던가..

입어보니 편하고 또 길어도 바람 불어도 안심할 수준이라서 너무 좋다!

셀카 찍어서 단톡방에 올렸는데

유혜인이 하지말라는 염색+앞머리+파마 다 했다고 호되게 혼냈다.

이미 했는데 어떡해요!


오늘부터 읽으려고 책을 결제했다.

평소엔 '엥... 거짓말~' 하고 넘겼을 책이지만

혜영언니가 이 방법으로 엄청나게 건강해진 것을 내가 두 눈으로 확인해버렸다.

방탄커피 창시자에다가 오랜 시간동안 자기 몸으로 직접 실험하며 나온 결과라고 하니 신뢰 상승.


집으로 오기 전 한신포차 닭발 주먹밥이 너무 먹고싶어서 한호식품에서 단무지와 마요네즈를 사와서 만들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전에 만든 닭볶음탕을 다시 데우는데..

음..! ^^ 상했잖아!

끓일 때부터 약간 '어? 원래 이런 냄새가 나나?" 싶었는데.. 나는 상한 음식이 상한 줄 잘 모른다.

그래서 예전에는 절반정도 먹고 나서 "엥!? 이거 상한거잖아"하고 알아챈 적도 있다.

이번엔 먹기 전에 간을 볼 때 알아서 다행이다.


다시 만들기로 결정.

빨리 집에 있는 재료를 다 먹고 최강의 식사를 따라하고 싶다.

아이큐도 20이나 오른다니.. 그게 제일 기대된다.

가연이가 혼자 등산을 가는 중이라서 통화했다.

산이라서 그런지 자꾸 5초 딜레이 되어서

"야!"

"...."

"야 왜 대답 안 해!?"

"...."

"...."

"왜?"

하는 일이 발생해서 계속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왜? 야 왜? 야 왜?의 반복.

오렌지주스+보드카에 밥을 먹구 2주치 방세도 내구 김씨네편의점을 보다가 보니 11시가 되어서 공원에 걸으러 나갔다.

요즘 바쁘다고 산책을 소홀히 했는데 날씨도 풀렸고 좀 걷고 싶어서 한참을 걸었다.

예전에 내가 한의원에서 산책할 때 공상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그냥 지금 걷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나는 공상 속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겨도 공상을 멈출 수가 없다.

아니, 애초에 공상인데 스트레스는 왜 또 받는거야?

내가 문제인 건지 다들 이렇게 사는 건지.


이렇게 오늘도 마무리.

자기 전에 또 보드카+오렌지주스 한 잔으로 릴렉스했다.

너무 이렇게 술로 긴장을 푸는 버릇이 들면 안 될 텐데.

내일부터는 자기 전에 사우나를 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