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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77] 전생에 보노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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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2018


D+77, 12/11

블로그 디자인을 맡겨서 바꿨는데 글씨체랑 사진 크기 때문에 소소한 불편함을 겪는 중이다.

뭐- 해결되겠지. 


어쨋든 이 날은 야유회 날, 미리 카페에 오프도 받아 놓았다.

카페에 오프내고 레스토랑 사람들과 야유회를 가는 나, 뭘까?

그래도 오랜만에 기분이 난다.


정말 다행히도 날이 좋다.

가는 길에 JB Hi-Fi가 보이면 들어가서 일회용 카메라를 넉넉히 사서 가려고 했는데

시간도 부족했고 보이지를 않아서 그냥 갔다.

해변이라면 기념품 상점에서 팔지 않을까? 싶은 기대도 했지만 기념품 상점이 있을 정도로 붐비는 해변이 아니었다.


@Bronte park

나이스 웨더

작은 길 사이로 도마뱀이 있어서 혼자 소리 질렀음.

너는 내가 더 무서웠겠지? 흑흑

멀리 보이는 바다.


브론테 비치에 막상 도착했더니 다들 '오는 중'이라서 혼자 앉아서 음악이나 들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이 세상 간지가 아닌 간지로 해변에서 책 읽는 분 발견.

다음에 나도 저 자리에서 책 읽어야지...

저렇게 해변을 향해서 테이블을 내어 놓은 것도 짱이다 증말.

바람은 많이 불어서 햇볕에선 적당한 날씨인데 그늘로 가면 추웠다.

그래서 발만 모래찜질 시작.

이렇게 날이 좋을 줄 알았으면 수영복 챙길 걸 그랬다.

혼자 일회용 카메라로 풍경을 담다가 현타와서 리코를 찾기 시작-

하지만 가격을 보니 당신은 죽어줘야겠어.


사람들이 도착하고 드디어 바베큐 파티 시작.

사장님도 레스토랑 사람들도 밖에서 만나니 더 반갑고 좋았다.

낚시를 준비하는 셰프님 한 분

고기 굽는 셰프님 한 분

사진 찍는 수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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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제대로 익어간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우피를 위해서 갈비랑 닭고기, 양고기도 준비했다고 하셨다.

우피네 언니가 오늘 피크닉을 위해서 싸준 인도네시아 음식.

이름이 "리소알"이라고 했었다.

떡같은 식감인데 안에 야채랑 소스가 들어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인도네시아 음식이랑 한국 음식이랑 입맛이 비슷한 것 같다.

우리집 나올린도 한국음식 엄청 좋아하고 나보다 잘 먹는다.

가끔 딴띠가 먹어보라고 주는 음식도 나한테 잘 맞는 걸 보면 그렇다고 치자!


우피, 소피, 나.

소피는 쉬프트가 전혀 달라서 오늘 처음 만났다.

만나자마자 서로 얘기 많이 들었다고 인사함ㅋㅋ 


음식을 다 먹고 술도 어느 정도 먹은 다음에 플라스틱 컵을 들고 조개를 주우러 다녔다.

조용히 노래를 들으며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이나 줍고 있자니 너무나 행복했다.

손에서 딸그락 딸그락 잡히는 조개껍질들

요즘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들이 떠나간다..

바지가 젖어도 그냥 바닷가를 걸었다.

행복해...

이거 약간 H.E.R 앨범 커버 아니야? (아니야)

물 속에 갇힌 나

안나가 와인 먹자고 해서 받아마셨다.

맛있었다.

담에 사 먹으려고 병 찍어놓음.


와인 먹고 하이된 기분으로 다시 조개 주우러 감.

전생에 보노보노.

롸?

복어?

브론테 비치 진짜 예쁘다...

물도 너무 맑고, 날씨도 좋고.

산책하는 강아지들도 많고.

안나네 형부도 오셔서 볶음밥을 만들어주셨다.

마주칠 인연이 아닌데 여차저차 오며가며 3번이나 만났다.

이제 얼굴이 익는다.


다들 잘 쉬다가 내일 만나자고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소피는 더 있고 싶다고 했다.

호주 온 지 3-4개월이 넘어가는데 시티에서 나와서 해변을 본 건 처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스무디를 사서 같이 해변으로 갔다.

소피는 한국어를 전공하는 홍콩사람이라서 한국어도 꽤 할 줄 알고 영어도 할 줄 알고 캔토니스(광동어)도 할 줄 안다.

그래서 서로 영어로 말하다가 한국어로 말하다가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서 좋고,

좋아하는 가수도 같아서 얘기도 잘 통하고,

같은 직장에서 일하니깐 대화거리도 많다.


소피랑 해변에 앉아서 조개를 주우면서 얘기를 나눴다.

사실 아까 조개껍질을 모아놓은 플라스틱 컵을 두고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그 사이 야유회가 파장하면서 누군가 테이블을 치우면서 같이 버렸다.

그래서 잃어버린 줄 알고 슬퍼했는데 소피가 같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그 컵을 찾아줬다.

흑흑.. 소피 고마워..


그 후에 또 같이 조개껍질도 모아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개껍질 빌런 ㅠ

이렇게 귀여운 걸 어떡해요.

나중에 세컨핸드샵에서 에쁜 유리병을 사서 모아야지!

(라고 가연이한테도 말했더니 "그런 거 누가 모으나 싶었는데 너였어?"라고 말해서 욕을 해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피랑 본다이 정션 웨스트 필드에서 간단한 쇼핑을 했다.

근데 본다이 정션 웨스트 필드 진-짜 크더라... 놀라웠다.

소피는 오직 그 웨스트 필드 때문에 본다이 정션으로 이사오고 싶어했다. ㅋ_ㅋ 그 정도다.


카메라 필름 스캔도 맡긴 뒤에 나는 집에서 뻗어버렸다.

그늘에서 바람을 쐰 것이 몸을 조금 힘들게 만들었고 내 주량치고 오늘 술도 많이 마셨다.

일어나보니 시간이 꽤 지나있어서 오늘 저녁 간식은 K.F.C

하지만 다음엔 꼭 윙을 시켜먹어야지..

퍽퍽살은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야...


다음에 오프가 또 생기면 조용한 바닷가에 가서 또 조개껍질을 모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