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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84] 책과 커피 그리고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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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11/2018


D+84, 19/11

아침에 출근했더니 노엘이 뭘 여러가지 사서 가져다 놓았다.

근데 보니깐 접시는 괜찮은데.. 컵 진짜... 노엘한테 "컵은 녹슬기 좋을 것 같아. IKEA에 가보는 건 어때?"라고 돌려서 문자보냈다.

넘 센스 구린 거 아니냐고요....

돈 쓰는 게 더 아깝다고요....

아침부터 호주 영어로 웃긴 일이 있었다.

① "트리, 트리 플리즈, 트리!"

손님이 자꾸 저 말을 반복하길래 팔든? 쿠쥬 텔 미 어게인을 반복하는데 결국엔 바디랭귀지로 서로 소통함..

근데 티였다.

T.E.A 가 어떻게 트리가 되는데?

티 잖아.. 티..... 티..이..에이...티....

② 오후너~ 오후너~

이건 OWNER였다. 오너.

다행히 문맥으로 때려맞춤..

③ 파히베키 소스! 파히베키 소스!

바베큐 소스....


호주영어를 못 알아먹는 것은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호주 탓입니다.


웃긴 건 저 에피소드 세 명 다 다른 사람이다.


오늘 카페 알바 시간에는 새로운 메뉴를 넣은 메뉴판을 대충 틀을 잡아놓았고

(메뉴판에서 메뉴 설명 쓰느라고 구글 검색 겁나 열심히 했다..)

나머지 시간에는 유투브를 신나게 순회했다.

봐도 봐도 재밌는 유투브... 볼 게 넘치는 유투브...

요즘은 외국에서 사는 유투버들을 자주 찾아보는 것 같다.

그냥 영어 자연스럽게 말하는 법이나 표현력에 자꾸 눈이 가서... 흥미롭다.


그리고 매트릭스 시리즈를 매 년 돌려보는 정도로 팬인 나에게 희소식!

벌써 가연이한테 사달라고 조르고 있다.


내일 레스토랑 오후 출근인데다가 오늘 따로 뭔가를 할 것도 없어서 가연이한테 오버워치를 하자고 했다.

시드니에서 처음으로 피씨방에 갈 것 같아서 설레었지만 우선 피곤해서 잠들었더니 3시간 연속으로 꿀잠을 잤다.

그리고 집 앞 5분 거리에 피씨방이 있어서 신나게 룰루랄라감..

근데 중요한 건 오버워치 라이센스는 개별 구매였다.

카드로 45000원 결제했다.

어이없다.

한국가고싶다.

예전부터 살까말까 고민 진짜 많이했는데 호주에서는 그냥 50불! 이렇게 생각하니깐 걍 별 생각이 없어졌다.

근데 한국 통장에 돈이 떨어져간다.

호주달러 빨리 송금해야지.. 이러다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전부 다 막히는 수가 있어.. 흑흑


2시간만 빡세게 게임을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마트에서 파는 비빔밥용 나물 팩을 샀다.

집에 가서 야식으로 콜리플라워 라이스 + 나물 + 고추장 + 계란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더니 너무 맛있었다.

맛이 없을리가 없다.

그나저나 참 편리하게 나왔다.


자기 전 핀터레스트, 요즘 내가 가장 관심있는 것은 인테리어와 패션이다.

나도 나만의 룩이나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EGO를 가진 사람이 되고싶다.

여러가지를 시도하는 중이지만 아직 부족하다.

흔들리지 않고 흐르는 물같은 자아를 가지고 싶다.

어디든 잘 동화되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고싶다.

어렵군..


D+85, 20/11

며칠간 저탄고지를 중단하고 한 사흘 정도 먹고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먹었는데

그동안 심한 저혈당을 2번이나 겪었다.

이 주 동안 겪지 않았던 저혈당을 이틀에 한 번꼴로 겪으니 내가 몇 년 동안 몸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살았다는 걸 절실히 느꼈고

탄수화물을 먹고 바로 잠이 들 때면 속이 너무 더부룩하고 배에 가스가 계속 차는 걸 느꼈다.

특히 책을 전부 읽기 전이라 몰랐는데 두유! 두유를 먹고 나면 그렇게 배가 빵빵하고 소화가 안 되더니 나중에 <최강의 식사>책을 다 읽고나니

두유가 문제였다는 것을 알았다.

또 몸이 너무 무거워져서 힘들었다.

뭐 이러한 이유로 (가장 큰 이유는 저혈당) 다시 저탄고지를 하고있다.

전의 2주처럼 식단 어플에 일일이 먹은 것을 적어가며 당을 20g 이하로 조절하는 그런건 너무 귀찮아서 더 이상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현재 과도기에 있다.

이 저탄고지 식단이 확실히 저혈당에 좋다는 건 알겠는데 평생을 이렇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내게는 좀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

15시간 이상의 공복시간이나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몇 가지 기준들을 내 식대로 다시 바꿀 생각이다.

나중에 정하고 다시 일기에 쓰겠다.


오늘의 하루의 시작은 주방 인테리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페에 가서 <최강의 식사> 책을 읽으며 내 주방이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인테리어를 모았다.

저탄고지 책을 1시간 정도 집중해서 읽은 뒤 향한 곳은

@theQonharris

오랜만에 갔더니 바리스타가 안부를 물었다.

"Not bad~"

정말 낫 베드인 시간이었다.

이 카페는 인도네시아 원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카페라서 나중에 지금 먹는 커피가 떨어지면 이 곳에서 원두를 구입해 마침마다 내려먹을까 생각 중이다.

아마 그럴거다.


이 카페를 포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콜드드립이다.

너무 맛있어...


오늘의 두 번째 책은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

이런 책 좋아. 

함부러 가르치려고 하진 않지만 중요한 것들을 알려주려는 책.

특히 저 행군 속 커피 파트를 읽을 때 갑자기 나도 행군처럼 오-래 걷는 걸 하고싶어서

가연이한테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제주도 한 바퀴를 걷자고 얘기했다.

"가방에 필름카메라와 필름을 가득 채운채로 걷고 또 걷는거야!"

"그래 알겠어"


가연과 지구-달 사이처럼 적당한 사이를 운명처럼 유지하자고 얘기했더니

가연이 금새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38만 키로미터 라는 것과

달에서 본 지구, 지구에서 본 달의 사진을 구해왔다.

너 알렉사지?

마이 가렉사.

What a Google...


지금 우리의 프사다.

근데 사람들이 보기에 좀 연인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린 칭구칭구다.

물론 가연이 까르띠에 링으로 비혼식 청혼하면 받아주기로 했다.


30분 정도 나의 콜드드립과 책을 즐긴 후

시드니의 죽이는 날씨를 즐기러 나옴.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텀발롱 파크 아주 사람으로 그득그득하다.

생기가 넘치는 이곳은 시드니.

나도 맨발로 잔디를 걷고, 잔디에 누워서 그 즐거움에 동참했다.

"수인 쯔쯔가무시 조심해"

"가연 생대추 좋아해?"

"어, 좋아하는데 왜?"

"나 쯔쯔가무시로 죽으면 대추나무 아래에 나 묻고, 그 대추 니가 먹어."

"알겠어"

"난 너무 대단한 친구야 정말.."

.

.

.

"근데 쯔쯔가무시 증상 뭔지 당장 말해"



아프게 죽는 건 싫다.


집으로 오는 길에 클렌징 오일과 클렌징 폼을 샀다.

두 개 다 유투브 리뷰 겁~나 많이 보고 고른거임..

마음에 든다.

물론 가격은 마음에 안 든다.


다음에 읽을 책

나의 여신 은채느님


오늘 레스토랑은 너무 잘했다!

바쁜데 내 할 일을 척척 잘 했던 것 같다.

1인분만 하면서 살자, 1인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