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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86~87] 다시 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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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11/2018


D+86, 22/11

독방을 쓰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사만다가 늦게까지 깨어있을 때 (12시 정도)는 정말 생활하기 괜찮은데 보통은 9시나 10시에 잠든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방에서 스탠드를 켜고 공부하기도 눈치가 보이고 거실은 써니룸에 사는 딴띠의 남동생 때문에 눈치보이고..

물론 가끔 그냥 거실에서 공부하는데 그러면 딴띠 남동생이 내가 들어간 뒤에야 밥을 먹는다.

그럼 새벽 1-2시에 밥을 먹는데 그 소리도 그렇고^^... 하... 이 집은 딱 미니멈 4개월을 살고 떠나야겠다.

1월 1일 정도에 옮긴다고 생각하면 12월 부터는 집을 보러 다녀야 하는데 아오 그것도 일이네..


오늘은 출근 전 카페나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집에서 빨래도 돌리고 정리도 하면서 보냈다.

집안일이 제일 귀찮고 제일 힘들다.

또 미루면 미루는 만큼 일이 생기고 다 했다-싶으면 또 생긴다.


레스토랑 출근할 때 일부러 좀 먼 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었다.

아침에 트위터에서 실검에 dust storm이 떠서 읽어보다가 알았는데 오늘 서쪽 사막에서 불어오는 먼지바람으로 하루종일 공기가 안 좋았다.

그래도 햇볕이 그리워서 구냥 걸었음..

귀엽고 아기자기한 집들을 구경하면서!

오늘 워니가 출근을 하자마자 사장님이랑 얘기를 하더니 그만 둔다는 노티스를 냈다.

아, 뭔가 기분이 쎄ㅡ 하더니만...

그리고나서 일을 하는 내내 분위기가 애매한 기운이 감돌아서 혼자 오버떨다가 컵을 깼다.

그래도 오늘 일을 잘 했던 것 같다.

누가 그만두는 거 참 기운 빠지는 일인데 다들 잘 버텼으면 좋겠다.

나중에 워니랑 얘기해보니 인턴쉽에 합격해서 그만두는 거라서 워니한테는 잘 된 일이었다.


어쨋든 집에서 먹으려고 음식을 좀 포장했는데 집으로 가는 길에 어떤 노숙자가 휴지통을 뒤지고 있길래 하나 드렸다.

시드니는 길에서 홈리스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 요즘따라 되도록 도우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에선 오히려 마음이 더 각박했던 것 같은데 여기선 다들 분위기가 음식을 챙겨주고 말을 걸어주는 분위기라서 

나도 왠지 모르게 그런 방향으로 마음이 흐르는 것 같다.


오늘도 인테리어 사진들.

아- 정말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하게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상상과 현실은 늘 다르니까요..


D+87, 23/11

지난번 키토제닉을 오래 유지하고 내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서 결정한 것은 바로 

방탄커피 / 적당한 탄수화물 허용 / 16시간 간헐적 단식

이 세가지이다.


16시간 간헐적 단식을 위해서 브런치 앱에서 글도 찾아서 읽고 zero 앱도 깔았다.

오늘 오후 7시부터 단식을 시작해서 내일 오전 11시에 방탄커피 마시면 딱 좋겠군.

이거 보고 구글 keep 앱 깔았다.

아침에 카페에서는 micro office outlook도 깔았다.

생전 첨 쓰는 것들인데 삶을 편하게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예전에는 손으로 직접 정리하고 쓰는 다이어리가 편했는데 요즘엔 또 바뀌었다.

적는 것도 이제 에너지가 딸린다. 메모는 적는 게 훨씬 좋은데 일정관리는 귀찮다.


아침에 귀가 좀 부은 느낌이 심하게 들길래 화장실에 가서 확인했더니

링을 넣어둔 피어싱 자리에 피고름이 가득찼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당황해서 우선 그 쪽 귀에 있는 피어싱들을 다 뺐다.

링피어싱이 꼭 한 번씩 이러더라...

안에 맺혀있던 피들은 3-4시간이 지나니깐 저절로 나왔다.

다시 일자형으로 바꿔야겠다.

그래도 피어싱 포기 못 해...


오늘은 메뉴판 만들기에 집중했다.

오랜만에 ppt도 켰다.

만들면서 생각하니깐 나중에 포토샵&일러스트를 배워두어도 참 쓸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는데

아니다, 하던 거나 잘 하자!

요거트 진짜 안 달고 맛있다.

생 블루베리 넣어먹으면 너무 행복한거죠.

저탄고지 빡세게 할 때는 블루베리도 벌벌 떨면서 먹었던 것 같은데

오늘부터는 좀 더 마음 편하게 먹는 걸로..

그래도 탄산음료나 과자같은 건 최대한 안 먹을거다.

노엘과 트레버가 카페에 왔는데 마침 얼린 스무디 재료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 방문해서 다같이 스무디 시음회를 열었다.

얼려진 과일 스무디 팩인데 정말 그냥 얼린 과일이고 다른 당도 안 들어가있어서 결국 주문했다.

스무디 메뉴를 넣을까말까 고민하다가 내가 혼자 카페를 보는데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뺐었는데

후-! 너무 좋다!

딱 맞춰서 와주시다니 술술 뭔가 풀리는 느낌이군.


어떤 손님이 베이컨 앤 에그 샌드위치를 주문했는데 브레드가 하나도 없어서 안 된다고 했더니 그럼 에그랑 베이컨만이라도 팔아달라고 했다.

곤란한 표정을 지으니 그냥 갔는데, 배가 고픈가 싶어서 점심으로 먹으려고 놔뒀던 소시지랑 에그를 구워서 가져다 주면서

"이거 그냥 내가 가진 소세지인데 돈 안 내도 되니깐 먹어~"라고 하니깐 허둥지둥 15불을 내려고 하길래

"please don't pay", "please take this"의 향연으로 결국 15불이 생겼다.. 긁적...

이러려고 한 일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 후 계속 카페 메뉴를 정리하다가 보니깐 플레이팅도 검색하면서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모았다.


레스토랑 Tick form도 완성했고

카워시 메뉴판도 80% 정도 완성되었다.

미뤄왔던 일들이 하나씩 진전된다.


일을 진행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행동은 크롬 시작화면을 Notion앱 페이지로 바꾼거다.

바로 오늘 할 일을 체크할 수 있는 Notion 앱 페이지가 켜지게 해놨더니 해야 할 일들이 바로 눈에 딱딱 들어왔다.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느라 오늘 카페 일도 빠르게 흘러가서 금방 퇴근 시간이 되었다.

행, 복, 해!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한다. 그래야 잡 생각이 안 든다.

저녁은 피자가게에서 파는 조각피자.

페퍼로니와 파인애플의 조합이었지만 bbq가 더 맛있다. 다음엔 다시 bbq로.


밥을 먹었으면 잠을 자야하는데 그 전에 ~트위터 타임~

가면 갈수록 더 멋져지는 현아

자고 일어났더니 9시, 그래도 10시가 안 넘어서 다행이다.

집 앞 카페로 향해서 조각나게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기 시작.

이번 년도에 매트릭스를 안 봤네.

내년이 오기 전에 꼭 다시 봐야지.

<다시, 요가>

난 미혼에 아이도 없지만 공감 할 수 있었던 건 모든 답답함과 갈증은 '멈춰있는 상태'에서 나온다.

가끔 내 주변 모든 것은 괜찮은데, 심지어 내 상황도 객관적으로 보면 괜찮은데, 나는 괜찮지 않을 때가 찾아온다.

나는 미칠 것 같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울 때에 나를 다시 흐르게 할 무언가를

배우거나, 알아가면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내가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괜찮다고 느껴진다.


인도에 가서 요가를 배울 시간이 기대된다.


오늘의 음악, 하여간 스포티파이 daily mix는 음악추천 너무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