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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3. 라오스

라오스 방비엥 6일차

10.31

아침에 일어나서 테라스에 나와서 햇볕을 맞으며 앉아있었다.

빨래 잘 말랐겠군 -

따뜻해서 계속 앉아있는데

원선언니가 일어나서 나오더니

어제 만들던 실팔찌를 이어서 만들기 시작

속옷 폭탄 속에서 언니가 커피도 가져다주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다 만들면 내게 선물해줄 것 같았는데

나의 느낌이 맞았다 - ><

끼야야야야ㅑㅇ 어제부터 얼마나 고생해서 만든지 눈으로 다 본지라서 너무 고마웠음

여전히 내 발목에 걸려있다 ㅎㅎ


오늘 언니가 가고나면 혼자 여기 남겨진 내가 너무 무기력해질까봐

방비엥인에 가서 가장 긴 짚라인을 신청해놓았다 ㅎㅎ

예에~~ 짚라인~~~~!

근데 어떻게 동선이 꼬이고 꼬여서 언니를 배웅하기 전에 짚라인 픽업차량이 도착해벌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엥?

그래서 픽업 썽태우에 탄 채로 길가에 서있는 원선언니를 배웅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잘가요 언니 다음에 또 만나자 ㅠㅠㅠㅠㅠㅠㅠ

호주에서 만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선언니가 갔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우울해진 나는 픽업 썽태우에서 내내 옆에 기대어 누운채로 실려간다

터덜터덜,,,

동행없는 방비엥,,,, 너무나 슬픈 것

그래도,, 짚라인은,,, 타야지,,,

근데 진짜 마음에 구멍이 난 것처럼 엄청 허전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치겠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프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속 한숨만 나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생각해보면 여기 도착한 날들 중에 동행 안 떠나보낸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매일 이별이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최종적으로 혼자 남게되었지 흑흐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짚라인타려고 등산 쪼-끔 하는데 그나마 아무 생각도 안하고 머릿속에 "힘들다"만 가득차니깐 살만했음.

이래서 어른들이 등산을 좋아하나봐 


같이 짚라인을 타는 남자분 2명까지 셋이서 짚라인이 진행되었다.

짚라인은 처음에는 넘나 무서웠다.

돈 내고 이걸 하겠다고 신청한 스스로를 미쳤다고 한 세 번 욕 한 것 같다.

이수인 도라이새끼를 세 번 외치니 좀 살만해져서

그냥 내가 제일 먼저 타겠다고 말하고

순서를 바꿔서 맨 처음 순서로 옮겼당.

뭔가 구조를 보니 안전해보여서 무념무상으로 타게 됨.


나중에는 스스로 날고있다고 생각하며 신나게 탔음;


마지막 뛰어내리는 구간에서 심장 덜컹- 했지만 잘 살아서 내려왔다 ^^.........

근데 고소공포증 있으면 진~~~~~짜 주저앉을듯 

짚라인 안내해주신 분들ㅎㅎ

나중에 저 노란 옷 입으신 분이랑 단 둘이 차타고 가면서

라오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는데

지금 겨울이라고 춥다고 하셨다^^..........


짜잔 - 안전하게 무사귀환~~~~~~~


짚라인을 한 후 아까의 슬픔이 조금 가시는 듯 했으나 나는 지금 숙소도 잡지않고 외톨이가 된 상태..

아무 의지가 생기지를 않았다.

그래서 그냥 방비엥인에 묵은 적도 없는데 계속 거기 마루에 누워서 "아- 숙소 어디로 가지"를 반복함

보다 못 한 방비엥인 사장님이 이리와서 이거나 보라고 네팔 사진을 틀어주심 ㅠㅠ

그리고 나는 울어버림 ^^;.....뭔가 복잡한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네팔 가야겠더라 ㅎ 아름답더라 ㅎㅎㅎ

방비엥인의 숙소는 이미 풀북이라서 사장님이 갈 곳 없으면 그냥 방비엥인 창고에서 자라고 해주시고

창고도 보여주셨는데 넘나 깨끗했음ㅎ 

그래서 예예 창고에서 잘래요~ 하고나서 마루에 누워있는데

앞으로 슬플 일도 많고 이렇게 감정이 아예 가라앉아버릴 때가 또 찾아올텐데

그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으니 지금은 혼자 이겨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일 깔끔하게 여기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방비엥인에 오후 3시 루앙으로 가는 차를 예약한 뒤

원래 처음에 머물렀던 락백패커스 호스텔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뒤 사장님께 인사하고 배낭을 메고 나왔음 


배낭을 메니깐 이게 내 짐, 삶의 무게인데 너무 감내하지 않으려 했던 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음.

이 정도 무게는, 슬픔은 감내하자고 받아들이니 또 헤어짐으로 인한 지금의 고통이 견딜만하다고도 생각됨.

그래서 락백퍼커스 호스텔에 짐을 풀고, 내가 가장 편안해하는 장소인 <스마일 비치바>로 가서

잠깐 잠든다는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머니가 문 닫았다고 깨울때까지 잠들어버림;

스마일 비치바,,, 사랑한다고,,, 알아주라,,


짐을 챙기고 나오는 길에 한 외국인 여성 2명이 스마일 비치바로 가고 있길래

스마일 비치바는 문을 닫았고, 혹시 원하면 강가의 리버뷰 바로 데려다준다고 하니

좋다고 해서 그제, 어제 이틀 출근한 리버뷰바로 데려갔음.


둘은 이탈리안이었고 예전에 이탈리아 여행 간 얘기했더니 좋아했음.

리버뷰바도 굉장히 좋아해줬당.

사실 데려다만 주고 그냥 가려했는데 같이 있을래?라고 물어봐줘서

같이 음료 마시면서 여행얘기를 나눴다.


짚라인타면서 다시는 동행을 만들지 않을거라고 다짐했는데

역시 여행에서 남는 건 사람이라서 그런건지

두 이탈리안과 얘기를 나누면서 아까 그 공허함이 조금 나아졌다.

에휴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