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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4. 태국 - 치앙마이

태국 치앙마이 1일차

11/3

라오스 루앙프라방 공항에서 1시간 비행 후 치앙마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 줄을 스기 전에 갑자기 머리가 딩- 해졌는지 도착비자를 신청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비자 3개월인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돈도, 증명사진도 모두 수화물에 부쳐버린 것에 순간 당황해서

지나가던 공항직원을 붙잡고 사정을 설명하니

직원이 비자데스크에 가서 물어보더니 그냥 입국심사 줄에 서면 된다고 말해줬다^^.....

그제서야 '아 맞다 나 무비자 3개월이지'라는 생각이 들었음

사람이 순간 바보가 된 기분 ㅎ...

이럴 때도 있는거지 뭐


공항에서 나와서 수화물을 찾자마자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유심판매원에게 가서 유심칩을 구매함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true-h를 샀는데 다들 ais걸 사오더라고..?

AIS가 무료 와이파이 존이나 통신상태가 제일 낫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다.. 그걸 모른 나는 여튼 다른 걸 샀다고 한다! 잘 쓰고 있다고 한다!

가끔 마야몰 camp카페가서 일기쓸 때는 AIS가 부럽긴 함.

(camp는 ais wifi가 있어서 ais 유심개통하면 주는 문자에 있는 id,pw 사용하면 된다고 함)


마침 공항 앞에 빨간 썽태우가 서있길래 잡았다.

기사분께 <yuan hostel>의 위치를 설명드렸더니 200바트를 부르심.

나름 깎는다고 150바트를 불렀는데 순순히 ㅇㅋ하시길래 '아, 더 깎았어야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뭐 어쩌겠음 이미 흥정이 끝난 것을..

처음 타 본 태국 썽태우는 굉장히.. 굉장히... 택시인지 버스인지 모를 것이었다.

썽태우 창문으로 열심히 치앙마이를 구경했는데

지인의 인스타로만 접했던 치앙마이는 굉장히 작고 잘 정비된 시골동네일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서

도시였다!!!!!!!!!!!!!!!!!! 진짜 큰 도시였다!!!!!!!!!!!!!!!!!!

나만 몰랐어? 나만 작은 시골동네 생각한거야? 나만 당황했어?


어쨋든 당황스런 마음을 접고 도착한 <yuan hostel>


외관도 말끔하고 거리도 조용하고 잘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아저씨는 말이 많으셨지만 그래도 친절하시다.

아고다를 통해서 예약한 내역을 보시더니 수수료 너무 비싸다고 절레절레하심

우선 3일만 묵기로 하고 이후에 더 연장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여기는 가족실! 아저씨가 신이 나서 자랑하셨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2층 거실


도미토리를 잡았기 때문에 중국인 1명, 러이끄라통을 보러 치앙마이로 놀러온 태국인 1명, 총 셋이서 6인실 방을 쓰게 되었다.


짐 정리도 하고 샴푸도 사러 옆에 세븐일레븐도 가고, 카메라 액션캠 충전도 시키고

좀 쉬다가 일어나서 준비하니 이제는 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옆의 태국친구도 준비를 끝낸 걸 보니 축제의 때가 왔구나.

우버를 켜보니 가격이 엄청 올라있었음 ㅠㅠ 1시간 반 전에 비해서 2배 정도?

그래서 그냥 올드시티 성벽을 따라서 걷기 시작함.

사실 어디로 가야 러이끄라통을 제대로 보는 건지도 모르겠고 당황스럽기만 해서

우선 이미 멀리서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한 풍등 방향으로 무작정 걸어서 따라갔음

러이끄라통을 하루라도 더 보자고 비행기를 타고 왔으니 보긴 봐야지 ㅎㅎ


그러다가 정말 막막해서 멈칫하고 서있는데 어떤 무리가 바쁜 걸음으로 풍등쪽으로 가고 있길래

맨 앞의 여자분께 혹시 페스티벌을 보러 가는 거면 뒤에 따라가도 괜찮겠냐고 영어로 물어봤는데

"어? 한국사람이예요?"라고 한국말로 답변이 돌아오는 게 아닌가 ㅠㅠ!

우앙 이게 무슨!

알고보니 아이린은 미국 교포 3세여서 어릴적 할머니에게 한국말을 조금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린, 아이린의 친구들 2명과 나는 엄-청나게 걸어서 타페게이트에서 핑강 사이 도로에서

등불인 '꼼러'를 날렸다.

등불이 떨어지는 곳에 슬픔과 액운이 묻힌다는 뜻이라는데

산에 떨어지면 산불이 나 위험하다고 한다.

실제로 주변에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대기하고 계셨다.

'꼼러'를 잘 날리지 못해서 사람들 위로 파편이 떨어지는 순간들도 짧은 시간 내에 많이 목격했으니 늘 조심!

찰랑찰랑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비현실적이라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이제 우리도 날릴 차례

내 소망과 바램을 적어본다.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나는 풍등을 날려보는 것도 처음이라 서툴렀는데

아이린과 친구들이 도와줘서 내 풍등도 무사히 높게 높게 날아갈 수 있었다.

풍등에 소원을 적을 생각을 하지도 못했는데 아이린 덕분에

첫 풍등 경험이 너무 완벽하게 흘러갔다.

고마워 :)


아이린과 친구들의 우정여행을 더 이상 침범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인스타그램을 나눈 뒤 헤어졌다.

그리고 핑강쪽으로 더 걸어가면서 물에 띄우는 '끄라통'과 라이터를 샀다.

화려한 끄라통들

이 끄라통이 너무 예뻐서 고민없이 바로 구매했다.

만드신 분께 너무너무 아름답다고 말씀드렸더니 매우 좋아하시고

끄라통을 들고있는 내 사진도 찍어주셨다.

지금봐도 곱고 예쁘다.

내 소원이 저렇게 예쁜 곳에 떠내려간다니


위에 향과 초에 불을 붙여야 해서 산 라이터를 꺼냈는데

라이터가... 누르는 라이터가 아니었다 ㅎㅎ

그 엄지로 탁-탁- 돌려서 켜는 보통 라이터였음...

아... 이거 못 켜는데....몇 번 시도하다가 옆을 보니 어떤 아저씨가 있어서 도움을 청했다

아저씨가 직접 켜보라며 내 폰으로 동영상도 찍어주셨는데 세 번 실패하니 그냥 불을 붙여주셨다^^!

안녕 잘~가~

내 소원 꼭 잘 전달해줘

치앙마이 러이끄라통의 풍경

멀리서 작은 폭죽도 가끔 터진다


끄라통도 물에 띄웠겠다 집으로 걸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는데

가는 곳곳 축제분위기가 물씬이었다.

치앙마이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하늘 가득한 풍등

조심히 날아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 급한 걸음으로 걸어서인지 너무 더워서 아보카도 주스를 한 잔 사먹었다.

맛있는데 너무 꾸덕거렸다.. 벌컥벌컥 먹고싶었는데... 그래도 맛있으니깐..

조금 더 걷는데 성벽 옆의 사원도 뭔가 아기자기한 축제분위기길래 들어가보았다.


이곳도 나름댈 사원 마당에서 하나, 둘 씩 꼼러를 날리고 있었다.

소소한 축제 분위기로 아기자기 예뻤음


저녁 내내 엄청난 인파 속에서 엄청나게 치인 결과로

집에 가자마자 푹 뻗어서 잠들었다.

하루 일찍 라오스에서 넘어오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