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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36~D+40] 오프를 즐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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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D+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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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018


D+36, 02/11

공휴일은 분명히 어제였는데 왜 오늘 카워시 손님이 많은거죠..?

다들 긴 휴가를 보내고 그 마무리로 차를 정리하고 싶은 것인가..?


주말같은 평일이었다.

오늘 샵매니저가 쉬는 날이었는데 아침에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토요일날 카워시를 받은 손님이었는데 차 상태가 더럽고 70불이나 낸 퀄리티가 아니라는 것.

올리브영에서 일하던 서비스 정신을 명치에서부터 끌어 올려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하고

혹시 주말에 시간이 다시 되냐고 물어본 뒤, 토요일날 시간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전화주겠다고 말한 뒤 오너인 노엘에게 알렸다.

노엘이 알아서 잘 해결해주기를 기다린 뒤에 노엘에게 그녀의 차 번호를 받았다.

토요일날 오면 무료 카워시와 커피를 주기로 노엘과 얘기했다.


근데 컴플레인 전화를 받을 때 내가 사과하자 그녀가 "It's okay. This is not your fault."라고 말해줘서 긴장이 사르르 풀렸다.

하긴 접수만 받고 카페에서 일하는 내 잘못은 아니져.

여튼 그렇게 폭풍같았지만 잘 흘러간 하루 마무리.

근데 Coles 배달이 딜레이되어서 가게는 5시에 닫는데 콜스 기다리느라 가게문을 못 닫게 생김.

아오 그래서 전화 두 번이나 해서 결국 취소했다.

남은 닭볶음탕을 저녁으로 먹었다.

오렌지주스에 보드카를 넣어서 그것도 한 잔..

당분간 닭볶음탕은 만들지 않을거다.

질렸다. 무척.

사만다가 보여준 콜롬비아 콘센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거 보고 완전 처음보는 거여서 사진 찍으니깐 사만다가 깔깔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특이하잖아!

내 가장 큰 문제점은, 잘 까먹는다는 것.

또 네이버 비번을 까먹었다. 또 또 또 또.

물론 앱에서 열려있을 땐 정말 다행이지만...

그래서 네이버 1회용 비번 서비스 너무 사랑합니다.

밥먹고 잠들어서 일어났더니 벌써 12시가 넘었다. 내일은 오랜만에 쉬는 날이다.

레스토랑이 봄맞이 대청소로 쉬는 날이라고 오늘 문자를 받았다.

데이오프라니! 내게 데이오프라니!!!!

너무 신난다.

그래서 12시가 넘는 시간에 나가서 매그넘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맥도널드에서 콜라도 한 잔 사먹으면서 텀발롱 파크를 산책했다.

가연이도 내가 오랜만에 늦게까지 안 자니깐 계속 통화해줬다!

새벽 네 시까지 타오바오를 뒤적거리는 중, 개미지옥이다.

호주에서 첫 타오바오를 도전해볼 생각이다.

세컨샵에서 산 옷들 정말 넘 마음에 들지만!!!!! 그 날 세 벌에 쓴 돈만 10만원이 넘는다.

타오바오에서 싸게 시켜서 여름내내 잘 입다가 떠나기 전에 지인들에게 주고 가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것저것 넣었다가 뺏다가 난리를 치면서 고르는 중이다.

만약에 잘 성공하게 되면 블로그에도 카테고리 하나 파서 올려야지.


D+37, 03/11

야호야호야호 야호 야호 오프다 야호!

오늘 1시에 네일 예약을 해놓았었다.

우선 일어나서 삼겹살을 구울 준비를 시작-

부추랑 김치랑 구워서 얌얌.. 근데 과도하게 구웠음.

다 못 먹었다.


이거 먹고 느긋느긋 김씨네편의점 보면서 준비하다가 생각해보니 지금 나가야 딱 맞는 시간이라서

진짜 ㅋㅋㅋㅋㅋㅋ호다다다ㅏㄷ다닥 달려서 타운홀 플랫폼으로 가니 메트로가 열려서 기다리고 있었음.

쑉 들어가서 간신히 탔다 ㅜㅜ

채스우드로 가는 건 처음이라서 설렜는데 가는 바깥 풍경이 너무 예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백예린양의 노래를 들으면서 메트로를 탔는데 너무 행복했다.


@jjnails_kim


실물이 더 영롱하다..

받고나서 추천해주신 카페에 갔는데 서버가 네일 칭찬해줘서 기분 좋았다..ㅎㅎ

웨스트필드에 있는 카훼.. <Flower child>

예쁘네.. 자리 없어서 조금 기다림 한 3분?

천장에도 식물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그리고 좀 좁아보이지만 막상 앉아서 밥 먹는 공간은 충분했다.

옆 테이블과의 거리도 좋고.. 내 왼쪽에는 테이블이 아니라 계산대가 있어서 더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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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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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과 플랫화이트..

주문하면서 너무 긴장해서(??) 화이트 플랫 달라고 함 (ㅇㅅㅇ)?

어디서 나온 단어야.

팬케이크는 너무 달았다.

평소에 먹지도 않는 와플이 오늘따라 먹고싶더라니..

역시 한순간의 착각이었다.

다 먹고 몰 구경...

여기 샵 정말 예뻤는데.. 힙해지고 싶으면 가세요..

나는 아직 배를 드러내는 용기는 가지지 못하였어요.

요즘 머리를 이틀에 한 번 감는다..

사실 하루 지나면 조금 기름지는 느낌이 들어서 이틀째에는 머리를 묶는다 ㅎㅎ

더럽나요? 뎨송...

하지만 귀찮다. 심각하게..

그래서 샴푸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사실 처음에 호주에 도착했을 때 나의 머릿결이.. 8:45라서 일부러 오일리한 샴푸를 골랐는데..

너무 오일리하다. 

미안, 나의 두피.


3일에 한 번만 머리를 감기위해서

러쉬에 들려서 오일리한 헤어 스킨을 위한 카마 샴푸바를 구입했다.

전에 라훌이 샴푸바- 샴푸바 얘기 할 때부터 한 번 써보긴 해야할텐데 싶었는데

그게 지금이라니.. 게다가 카마향 샴푸바 있다고 왜 아무도 나에게 얘기해주지 않았어..?

난 카마 악개다. 악성개인팬.


여튼 3일에 한 번 머리감기 위해서 산다니깐 가연이는 내게 호주가더니 오지화 되어가는 거냐며 비웃었다..

너는 몰라.. 보일러가 없는 집의 추움을..


러쉬 카마 샴푸바.

사용한 후의 느낌은...대박!!!!!!!!!!!!! 

카마향 좋아하면 꼭 사시고... 감고난 뒤에 향이 오래 남아있는 건 아니지만 샴푸할 때 기분 조아

그리고 거품 되게 잘 난다... 샴푸는 머리카락이 아니라 두피를 위한 건데 두피에 비벼서 감기에도 편하고...

오히려 액체샴푸는 두피에 닿기 전에 머리카락에 먼저 닿는다면 샴푸바는 두피->머리카락으로 거품이 흘러서 좋았다.


여기서 전직 올리브영 직원의 팁은... 샴푸는 두피에만, 머리카락은 뭐가 묻은 게 아니라면 흘러내리는 샴푸로도 충분히 세정된다.

트리트먼트와 린스는 오직 머리카락에만! 두피에 바르면 그 안에 있는 실리콘 성분들이 두피에 전부 끼기 때문에 두피를 막게 된다.


그리고 

샴푸->트리트먼트->린스 순서로 사용.

린스는 마지막으로 막을 씌워주기 때문에 트리트먼트 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쓰고나니 완전 TMI다.


내 첫 주급 기념 사만다에게 스시를 샀다.

사실 코리아 바베큐를 살까했는데 내가 낮에 먹어서 질려버렸다.

사만다가 스시 조아해서 괜찮아..

그리고 어떤 이탈리안이 사만다한테 젓가락질 가르쳐줬다.

나는 젓가락질을 어떻게 하는지는 알아도 가르칠 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잘 모르겠던데..

그 아저씨 완전 잘 가르쳐줬음...

다 먹고 집 가는 길에 바에 들려서 사만다랑 간단하게 칵테일 한 잔씩 하려고 했는데..


.

.

진짜 농담안하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토할 것 같다... ^^

아......... 칵테일 2잔에 풀로 취해서 눈 앞에서 조명 반짝이는 것만 봐도 재밌었다..

당분간... 술은 없는거야.. 진짜야..


D+38, 04/11

사만다는 오늘 학교에 가지 못했다. 숙취의 효과.

나는 오후 출근이라 좀 미적대다가 일어났는데 너무 현기증이 나서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생리 시작이었다. 으에!

내 증상은 메스꺼움과 구역감을 느끼면서 식욕이 사라지고 현기증이 나는거라서

잠시 뭘 정리하고 싶어서 카페에 갔다가 커피도 반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잊을만하면 다시 느끼고 잊을만하면 다시 느끼고ㅡ 환멸난다.


일을 가기 전에 약을 먹으려면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집으로 가기 전 Coles에 들려서 감자 2개를 사왔다.

밥을 먹고 약을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가연이가 어차피 바로 밥 먹을거니깐 약부터 먹어라고 해서 약부터 먹었더니

정말 금새 구역질이 가셨다. (플라시보인가? 이렇게 빨리?)


살 것 같다.

그래서 된장찌개를 끓였다.

근데 밥 먹고 다니깐 다시 토할 것 같아서 출근 전까지 시름시름 누워있었다.

전기장판 없었으면 제대로 앓아누웠을 것 같다.


오늘 우리 일식집에는 새로운 알바생이 왔다.

이름은 Wanny.

일을 넘 잘해서 뭔가 몸이 평소의 근무시간보다 편했다. 마음도 편했다. 흑흑

나중에 휴무가 맞아떨어지면 같이 행아웃하자고 함..

와니 조아..


오늘 전화로 주문 받다가 

"$%$^ 튜나 로우 롤"이라고 하길래

you mean.. not cooked salmon? 라고 물어봤는데

계속 "No, salmon 로우~!" 라고 해서.. 결국 계속 물어보다가 Anna 사장님에게 바꿔드렸다.

알고보니 salmon roe, 연어알이었다.

생선알이 roe인데 발음이 로우라서 헷갈렸다.

이걸 어떻게 알아챈담.. 여튼 다음엔 더 빨리 눈치채야지.


수요일마다 가게의 꽃을 바꾸시는 사장님

오늘 장미는 색이 정말 정말 특이했다.

생화만 꽃는 걸 알면서도 조화인가 싶을 정도로 특이해서

너무 예쁘다고 하니 바로 "집에 갈 때 한 송이씩 가져가~"라고 하시더니 정말 집 갈 시간이 되니 봉투에 넣어서 주셨다.

감사합니다.

저녁에 모든 일을 마치고 집을 가는 길,

집 앞까지 태워다주시던 감사한 셰프님은 이번 주가 마지막 근무라고 하신다.

다음주부터는 아마도 버스를 타고 집에 가게 되겠지.

3주 동안 너무 감사했다. 오늘 낮에 오늘이 마지막으로 뵐 것 같단 느낌이 들긴 들었었다.

그래서 선물을 준비할까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그만 두시기 전에 말하시지 않을까? 싶었는데 뭐 어쨋든,

그것도 신기하다.


카이로한테 전화가 와서 내일 하루종일 비가 와서 카워시를 쉰다는 소식을 들었다. 야호야호 만만세.

그래, 이런 날도 있어야지.


D+39, 05/11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카페를 가고싶었는데 실패.

비도 오고 몸도 안 좋아서 컨디션이 너ㅡㅡㅡ무 저조했다.

오늘 카워시를 쉬는 게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늘 쉬어서 너무너무 다행이다.

남은 고기와 된장찌개를 먹었다.

물론 반도 못 먹고 다 버렸다.

고기가 질려간다... 

집에서 뒹굴대니깐 시간이 미친듯이 빠르게 지나갔다.

이러다가는 오늘 6시 세정언니랑 만나기로 하기에 앞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서 카페로 갔다.

그리고 타오바오 열심히 해서 살 거 목록 완성시켜놓고 집에 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내가 사는 이유, 타오바오..


세정언니와 만나서 @Madang에 갔다.

복분자주와 김치찜을 시켜서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는데

언니와 나는 봉사활동에서 만난 사이라서 대학생 때 1-2번 만남을 가져서 알게 된 사이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이 만난 사이도 아니고 속속들이 잘 아는 사이도 아니지만 서로 좋은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

이 먼 곳에서도 연락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날 언니와 여러가지 속깊은 얘기를 많이 했다.

나도 이제 내 속마음을 말한 뒤 후회하는 시기는 지났고, 언니도 호주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만큼 옛날 일을 담담하게 말해줬다.


과거의 내가 되게 별로인 사람이었단 것을 남에게 말하면서 부끄러웠던 적도 있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게 완성형인 사람이 어디에 존재하겠냐만은

나는 어릴적부터 내 결점을 잘 감추는 사람이고 싶었기 때문에.

나의 치부를 남이 알 때, 신경쓰지 않고자 노력했지만 결국 거기에 묶여 살아왔었다.

치부는 여전히 나의 치부라 생각했기에.


시간이 지나고 내 안의 많은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치부는 치부가 아니라, 나의 일부라는 것.

그게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라는 간단한 사실을 알기까지 오래도 걸렸다.

어쨋든 지금의 나는 좀 더 자유로워졌다.


언니 또한 그래보였다.

시간이 흘러 많은 것들에게 풀려났지만 아직도 우리는 무언가 답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라는 것에 공통점이 있어서 더 얘기가 잘 통했다.

같이 시드니에 있는 시간동안 자주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D+40, 06/11

오늘은 카워시 카페에 출근하는 날

비가 살살 내리는 걸 보니, 오늘 카워시에 손님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노트북을 켜고 타오바오 결제를 완료했다.

세컨샵에서 사는 게 나은지 타오바오에서 사는 게 나은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어쨋든, 가장 현명한 방법을 찾기 위해 한 번씩 각 돈을 써봤다.

일주일 뒤에 도착하겠지?

도착하면 새로 판 카테고리에 글도 써봐야겠다.


근데 중국여행 중 기차에서 만났던 언니와 연락을 안 한지 꽤 되어서 이상하다 싶어서 위챗에 들어갔더니

로그아웃이 되어있었다..


비밀번호를 찾기위해 난리를 치고 (kt 메세지보관함도 열었다) 여튼 여차저차해서 들어가보니

대화방이 다 나가져있었다..

언니에게 아이디를 이제서야 찾았다고 잘 지내냐고 안부를 물으니 곧 오는 답장.

사실 우리의 대화의 99퍼센트는 잘 지내니/어디니/건강 조심해야한다가 전부지만

언젠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내친김에 중국에서 만났던 인연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아기였던 탕탕이는 꽤 컸다. 진짜 신기했다!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다니.. 보고싶다.

그나저나, 2시까지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노엘과 얘기 후 퇴근했다.

손님이 아예 없어도 기력이 빠진다..


어쨋든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뒤 밥을 먹으려고 메뉴를 고민하다가 마라탕이 생각나서 마라탕 집으로 향하던 중

어떤 일식집의 호객행위 하시는 분의 미소가 너무 좋아서 들어가서 카레 캇츄를 먹었다..

근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들어온 걸 후회하지 않았다.

별 기대없이 들어가서 더 그런 듯.


비가 와서 그런지 몸이 으슬으슬 아팠다.

카페에 가서 교수님이 추천해주셨던 책 <한국이 싫어서>를 다 읽어버렸다.

생각보다 짧은 책이고 호주 워홀에 관한 얘기라서 술술 읽혔다.

어쨋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가던 중, Hide park쪽에서 열리는 누들 페스티벌에 잠깐 들렸다.


음식 축제라서 뭐라도 먹어야 할텐데, 이미 밥은 먹었고

맥주를 한 컵 사서 먹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나중에서야 깨닫는 건데 이 날 혼자 축제에 가서 여러가지 생각을 한 것이 시발점이 되어서 그 이후로 나를 좀 힘들게 만들었다.

외롭지 않고 힘들지 않으려면 차라리 일이라도 해서 아무 생각을 안하는 것이 좋은데

그게 되지 않으니 하지 않아도 될 고민과 걱정까지 끌고와서 나를 좀 몰아붙였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어쨋든 잘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