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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Murrma Diary 5] 2월의 시작

Murrma Diary

1/2/2019

어제로서 Washoku 근무가 끝났다.

오늘부터는 치과에 근무하는 날!

지난 번에 하루 나가서 트라이얼처럼 해봤는데 내가 하는 일은 치과 진료 후 가져오는 사용한 도구들을 소독하고 정리하고 Sterilizer에 넣어서 기계를 돌리고 장부에 기록하는 일이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위생에 관련된 일이라서 신경 쓸 점이 많고 마지막에 소독 후 패킹까지 해야해서 기구들 이름도 알아야 일이 편하다.

뭐, 나는 아예 모르는 상태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든 최소 3개월을 하면 잘하는 나를 믿고 도전해보는 것으로..

존버는 승리한다.


당분간은 12시~6시 근무라서 오늘 12시에 첫 출근을 했다.

일을 배우는 입장에서 가르쳐 주는 사람이 한 번 말한 걸 다시 물어보는 것두 싫어서 계속 집중하느라고 너무 피곤했다.

특히 Filling pack, Slow&High speed, Scaler tip, Exam pack 등등..

소독한 툴을 분류해서 패킹하는 작업은 실수할 까봐 덜덜덜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다들 각자의 할 일을 알아서 널널히 잘 돌아다니는데

나는 나름 해야 할 일을 다 한다고 했는데도 굉장히 눈치가 보이잖아... 차라리 일이 많아서 바쁘면 좋겠다고 생각 할 정도..

어... 그럼 휴게실을 치워볼까? 했더니 디쉬워셔만 돌리면 되구 적당히 정리했더니 깔끔해서 끝-

나에게 바라는 게 정리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원래부터 굉장히 깨끗한 치과인데다가

서랍장 같은 부분을 정리하려니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손 대면 더 큰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우선 놔뒀다.

기본만 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Surgery room의 거울을 닦고 서랍장을 채워넣고 정돈하다가 치과기계에 머리를 박아서 멍도 들었다. 아팠다.


일을 더 해봐야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겠다- 싶어서 Sterilizer을 돌리고 잠깐 멍 때렸는데

같이 일하는유일한 한국분이 지나가시다가 보고 "이렇게 계시면 안 돼요. 할 일을 찾아서 해야지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뭐라고 해요." 라고 하시는데

막 억울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더 알려달라고 하면 "너 일하는 첫 날이잖아. 천천히 배워 천천히. 2주 정도는 적응기간이야~"하면서 알려주지도 않는데

어떡하라는 건지.. 뭐 이미 정리된 서랍장을 열고 닫고 하라는 건지..

당황해서 말만 얼버무리다가 알겠다고 말하고 마침 들어온 치료가 끝낸 트레이 정리를 시작하는데 갑자기 서운함에 눈물만 고이고 열도 받고..

나름 열심히 한다고 오자마자 눈치 엄청보면서 두 번 묻지않고 가르쳐 주는 거 딱딱 다 해놨는데 이게 무슨..

그래서 남은 시간 일 할 때 웃지도 않고 (어차피 마스크 껴서 보이지도 않았겠지만) 그냥 할 일 하고 있으니깐 같이 일하는 동료가 지나가면서

이 방은 기계 때문에 환기가 안되니깐 밖으로 돌아다녀야 한다고 말해주고 괜찮냐고 확인하고 갔다.

아니요, 안 괜찮은데요..


오늘은 한가해서 손님이 5시 전에 다 끝나서 남은 트레이만 정리 중인데 하나 둘 씩 퇴근한다고 갔다.

나는 늦게 가는 건 상관없고 오히려 혼자가 편해서 정리하는데 아까 나에게 말한 한국인 분이 아까 한 말 너무 펄스널하게 듣지 말라고 처음이라 다들 안 보는 척 하면서도 지켜봐서 그런거라고 하면서 젤리를 주시는데 그거에 또 마음이 사르르.

저도 아는데 열심히 했다구요 ㅠ 억울해 ㅠ

어쨌든 신경 써주시는 건 안다.

그래도 집에 가기 전에 이 기분을 다 풀어버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 분이 집에 빨리가라며 기계만 돌리고 퇴근하라고 말해주셔서 기계를 돌리고 남들보다 한 20분 뒤에 퇴근했다.


그리고 오늘은 소피도 다른 곳에서 알바를 처음하는 날이여서 둘의 첫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Buffalo Dining Club

파스타가 먹고싶다던 소피를 위해 고른 식당

.엔트리로 빵하고 스파이시 소스를 시켰는데, 세상에.. 진심 맛있다.

빵에 고추참치 발라먹는 것 같았다. 흐흐

그거랑 메인으로 스파이시 파스타랑 식당 시그니쳐 메뉴인 까르보나라를 시켰는데

저 스파이시 파스타가 진심으로 너무 맛있었다!

나는 원래도 까르보나라를 잘 먹는 식성은 아닌데다가

한국식 소스가 많고 꾸덕하지 않은 까르보나라를 좋아하는 지라서

까르보나라는 소피가 거의 다 먹었다.

근데 스파이시 파스타는 내가 거의 다 먹은듯.. 안에 해산물도 많고 질기지도 않아서 또 먹구싶다.

근데 식당이 좁고 사람이 많아서 정말 정말 시끄럽다!

바로 앞에 앉은 소피가 무슨 말 하는지도 계속 되물어봤음.

게다가 웅성웅성웅성 하는 소리로 울려 퍼져서 나중에는 스트레스 받아서 식사 끝나자마자 나왔다.


식사를 마친 뒤 지나오면서 본 젤라또 가게에 소피랑 가는데

하필 그 젤라또 가게가 자세히 보니 세진언니가 엄청 추천하던 메씨나였다!!!!!!!!!!!!

소피한테도 "어??????? 저거 메씨나였어? 나 저기 엄청 가고싶었는데 대박!" 이랬더니 소피가 모르고 가자고 한 거냐며..

세진 언니가 추천한대로 주저없이 피스타치오 맛을 시킨 나.

소피도 이것저것 시식해보더니 피스타치오가 제일 맛있다며 그걸로 골랐다.

그리고 신나게 먹으면서 화장실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각자의 집으로 감.

화장실 가고싶어서 죽는 줄 알았음다 ^^;


소피랑 가끔 서로 시간 될 때 맛있는 거 먹기로 했다.

근데 소피는 곧 떠날 내가 불안한 지 자꾸 내가 언제 호주를 떠나는지 더 있을 계획은 있는지 물어본다 ;-;

나라도 그럴 것 같긴 해.. 흑흑 소피...

그래도 좋은 친구를 사귀어서 호주를 떠난 뒤에도 계속 연락할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래, 나는 운이 항상 좋았으니깐 이번에도 나를 믿어보자.


다음 주에 출근해서는 더 차분히 조급해 하지 말구 잘해보자!


아 그리구 금요일날 카페에 늘 있던 내가 없으니 나를 찾는 손님들이 아주 많다고 해서 감덩이었다 ㅠ

다들 제가 그리우신가요? 주말에 만나요.. 단골들아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