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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2. 베트남

베트남 하노이 9일차

10/19

10시쯤 일어나 다른 집으로 착각해 방문하지 못했던 백종원씨가 방문한 쌀국수집 <퍼짜쭈엔>으로 향했다.

퍼짜쭈엔은 영업시간이 오전 6시~11시 30분에다가 브레이크 타임을 가진 후 오후 6시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추는게 중요하다. 내가 먹는 도중에 영업시간이 끝났는지 그 뒤에 온 손님들이 식사를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손님이 고기를 썰어주시는 곳으로 가 주문한 뒤 돈을 지불하고 쌀국수를 담아주시면 직접 가져가야하는 방식도 특이했다.

맛은 기대한 만큼 맛있었고 고기가 특이했다. 나는 pho tai nam을 주문했는데 (5만동) 국수는 다 먹고 고기는 남길만큼 고기가 많았다.


쌀국수를 다 먹은 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근처에 가본 적이 있어 위치를 아는 콩카페로 갔다.

코코넛커피를 한 잔 시킨 뒤 노트북을 꺼내 미드 <투 브로크 걸스>를 보았다. 이것도 벌써 시즌4를 다 보아간다.

두-세 편 정도 보니 엉덩이가 아파서 그만 짐을 챙겨 호안끼엠 호수 쪽으로 걸었다.

이제 하노이에서 길 건너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오토바이가 오면 굳어버렸는데 이제는 좁은 길은 쉽게 잘 건넌다.

사소한 것들이 익숙해져가는데 곧 떠날 때가 온다니. 아쉽다.


호안끼엠 호수 주변에서 감 반봉지를 샀다. 5만동을 달라고 하시는데 바가지같지만 그래도 괜찮은 가격이기에 기분좋게 구매했다.

벤치에 앉아 있으니 바람도 솔솔불고 앞의 호숫가 풍경도 아름답고, 기분이 좋아졌다.

괜찮은 음악을 틀어놓고 <디어 마이 프렌즈1>을 읽기시작했다.

이 드라마 2번이나 집중해서 봐서 책을 읽으니 장면마다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한참 집중해서 읽는데 지나가던 신발 고치는 청년이 내 신발을 고쳐주겠다고 집요하게 말을 걸기에 "no"하고 세 번 정도 말하니 그냥 지나간다.

이것도 처음엔 어버버해서 신발도 벗겨질 뻔 했는데 수인아 ㅠ 많이 컸다.


엄마가 어제부터 계속 카톡에 답이 없기에 페이스톡을 걸어보니 친구분들하고 모임중이었나보다.

이모들이랑도 인사하고 왜 답이 없냐 물으니 어제 헬스장에 핸드폰을 두고왔다고.. 아니 잃어버려서 난리였던게 엊그제인데 또 ㅠㅠ? 엄마...,,

엄마는 이틀 전부터 병아리를 키우기 시작하셨다.  내가 키우자고 얘기할 때는 들은 체도 안하더니 내가 가고나니 적적한건지 진짜 조그만하고 삐약대는 애들로 다섯마리나 데려왔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잡아가지 않게 조심하라했더니 방안에서 키운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통화를 마치고 예전에 봐둔 카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밤에 봤을 땐 괜찮아보였는데 또 낮에 찾아가니 사람이 너무 많아 시끌벅적하다. 주변을 배회하는데도 괜찮은 곳이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다가 구글맵에 cgv를 검색했더니 25분거리에 하나가 뜨기에 마음먹고 걷기 시작했다. 등이 축축해질 정도로 씩씩하게 걷다보니 cgv가 있는 mall에 도착.


아 그런데, 아이캔스피크가 상영하긴 하는건가? 하더라도 베트남어 더빙이면 어떡하지? 이런저런 걱정을 가지고 6층으로 올라가서 직원에게 물으니 다행히도 베트남어 자막으로 나오고 한국인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격도 10만동으로 5천원이면 괜찮다싶어 한 시간 뒤 영화로 끊어놓고 앉아서 기다리기 시작. 근데 시설이 되게 깔끔하다. 한국 cgv처럼 인테리어도 굉장히 잘해놨다. 친구와 카톡을 하다보니 1시간도 금방지나서 팝콘과 콜라 교환권을 실물로 교환한 뒤 입장했다.

결제한 뒤 <영화표 - 팝콘/콜라교환권 - 이상한 종이> 이렇게 세 장을 주길래 이상한 종이는 버릴까하다가 주머니에 넣어놨는데 입장할 때는 저 종이를 요구해서 버리지않은걸 다행이라고 여겼음 ㅠㅠㅠ;


영화는 기대보단 그저 그랬다.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해버린 탓인가? 억지스런 개연성에 조금 당황하기도 몇 번, 그래도 민감한 소재를 자극적으로 풀지않아서 고마웠다.


집으로 가는 길을 검색하니 35분이 나왔다^^....하 어케 걸어간담. 대중교통을 검색해도 경로가 나오지않아 걷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돈도 다 떨어져가서 호스텔 값을 위해서 atm도 찾아야하는데 우선 숙소 근처에서 찾기로하고 또 씩씩하게 걷다보니 온 몸이 땀이 되었다. 큰 길에서 길건너기가 힘들어 진땀빼기를 여러번, 무사히 숙소에 도착하고서도 atm을 찾아서 주변을 계속 배회하다가 겨우 출금하고 xofa카페에 들어가 테라스에서 파스타를 시켰다. 친구가 xofa카페에서 식사류도 먹어봐달라고 부탁해서 일부러 시켰는데..,, 쉬익쉬익 음료만 시켜먹는걸로 하자..!


아, xofa cafe의 분위기와 음료는 진짜 훌륭하니 괜찮은 카페를 찾는다면 추천!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티슈컵에 적혀있고 ilovexofa이다.


파스타를 다먹고 몸이 추워져서 모카치노를 한 잔 시켰다. ㅠ 맛있네 역시

미드도 보고 사진도 정리하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 앞자리 폴란드인에게 내적친목을 쌓고 있었는데 오늘 대화해보니 내일이면 태국으로 떠난다고 한다 ㅠ 잘가욥... 흑.

그래도 오늘 하루 알차게 잘 보냈다. 부모님께 영상통화를 건 뒤 진짜로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