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
아침에 날씨가 참 좋았다. 비엔티엔에 온 이후로 3일째 날이 맑다.
돌아다닐 채비를 하고 나오는데 숙소 앞 도로로 외국인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다.
아, 나도 한 번 빌려서 타볼까? 싶어서 어제 여행자거리에서 본 자전거 대여점으로 찾아갔다.
사실 내가 2년 전에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오른쪽 팔꿈치 뼈가 조각난 경험이 있어서 자전거에 좀 트라우마가 있는 편이라 그 이후로는 웬만해서 자전거를 타지 않는 편인데 '타고싶다'라는 마음이 들 때 기회를 잡아서 이겨내면 트라우마가 좀 덜어질까싶은 생각도 있었다.
어쨋든 도착해서 물어보니 24시간에 만낍이었다. 만낍이 1400원 정도이니 진짜 괜찮다싶어서 바구니달린 예쁜 자전거로 골랐다.
잉잉잉... 너 너무 귀여워
비엔티엔은 도로가 한적해서 자전거타기 너무 좋았다.
우선 나는 비엔티엔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기에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오락거리를 검색해서 평점이 괜찮아보이고 거리가 가까우면 (내 기준 걸어서 20분 내) 가고 본다.
오늘의 첫번째 방문지는 <COPE Visitor Centre>
불발탄에 의해서 장애를 입은 라오스인의 치료, 재활을 돕는 비영리 기관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 조형물을 볼 수 있는데 그 옆에 건물이 있다.
센터 입구이다. 공휴일 제외, 모든 요일 9am-6pm 운영.
인도차이나 전쟁 때 미국군이 뿌려놓은 폭발물이 아직도 라오스 곳곳의 산과 들에 박혀있어 불발탄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마침 다큐멘터리 상영을 시작한다고 하셔서 보러 들어갔다가 아이가 불발탄사고로 수술을 받는 장면에서 견디지 못하고 나왔다.
불발탄은 충격이 가해지거나 주변에 열을 받게되면 터지게 되어서
농부들이 곡괭이로 땅을 갈다가도, 요리를 하기 위해서 불을 지피다가, 아이들이 장난감으로 착각해 던지고 놀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보면 느끼는 것이 많으니 방문을 추천함.
호스텔에 같이 묵고있는 stev가 사진까지 보여주며 추천해준 <빠뚜사이>
입장료 3000낍! 프랑스 독립문을 모티브로 지었다고 한다.
올라가다보면 이런 상점도 있음.. 근데 어두침침해서 구매욕이 떨어짐
위에서 찍은 사진, 사실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데 중간에 있는 상점에서 자잘한 거 몇 개 산다고 더 올라가는걸 까먹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깨닫고 어이없었음
손때가 묻은 계산기가 귀여워서
이 핀 5000낍이었는데 이거 사고 너무 기뻤었다...
비록... 비록... 10분만에 잃어버렸지만...
내려와서 찍은 빠뚜사이 독립문의 천장
아 금색과 하늘색 조화 너무 조아아아아아
옆에 있는 건물과 꽃나무가 잘 어울려서 찰칵
자전거를 타고 달려서
<왓 씨 사켓>에 도착
라오스 사람들은 3천낍, 외국인은 1만낍이다.
사원의 색감이 예쁘고 따스해.
이곳이 라오스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조용 조용한 분위기와 따스한 색감의 건물들이 좋았다.
오래 둘러볼만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방문해서 차분히 휴식을 취하고 천천히 돌아보니 기분이 좋았음.
바로 앞의 <왓 호파깨우>사원을 보러갔다.
바로~ 앞 임
여기도 입장료가 오른건지 1만낍이었다.
인터넷으로 볼 때는 5천낍이었었는데, 어쨋든!
이 날 해가 정말 좋았다. 물론 선글라스 없었으면 눈이 너무 아팠겠지만 ㅠㅠ
사원 내부의 불상에 동전이 엄청 세워져 있었다.
동전을 세우면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말이 있나?
사원을 돌면서 산책하는데 관리인분이 korea에서 왔다고 하니
north인지 south인지 묻기 시작^^... 그만훼...그만 물어... 입 아파...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north korean 본 적 있냐고 물으니 없다며 웃는 아저씨 ㅠㅠ...
ㅎㅎ 나도 없어요 ㅎㅠㅠ
여행자거리 쪽으로 이동하다가 예쁜 샵을 발견!
겉으로 보아도 너무 예쁘길래 들어가서 구경했다. 사진촬영은 금지!
ㅎㅎ 대나무 스트로우 팔아서 너무 사고싶었다 ㅎㅎ귀여웡
샴푸 작은 거 샀음 ㅎㅎ
여행자 거리쪽의 <day 2 night> 카페에 들어가서 점심을 시켰다.
깔끔하고 에어컨도 틀어져있었는데
에어컨은 늘 처음만 좋지 너무 추워 ㅠㅠ 감기 들 것 같아
패션 후르츠 스무디를 시켰더니 너무 예쁘게 가져다 주셨다.
가운데 생 패션후르츠에 뿌려진 것은 소금이었는데
새로운 맛이었음 ㅋㅋㅋ 더 달라고 뿌려주신 건가?
음.. 저 소스가 내 입맛에는 그저 그랬다.
스프링롤 찍어먹는 소스랑 비슷했는데 이제 진짜 한식 먹고싶어 ㅠㅠ 킂...
쌈장에 찍어먹고싶어 ㅠㅠ
하지만 배가 채워지면 그런 생각도 안드니 우선 먹고 봄
닭고기밥 39000, 패션후르츠 스무디 25000, 물 5000으로
69000낍! 오늘 점심에 만원정도 사용했군
그리고 밥을 먹은 뒤 바로 앞 가게를 구경하는데
한국인 어머님을 만나서 1시간 뒤에 부부와 같이 야시장을 구경하기로 결정!
두 분은 오늘 저녁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신다고 한다ㅎㅎ
그래도 얼마만의 한국인이야 ㅠㅠ 진짜 너무 그리웠다
가방을 고르시는 어머님 ㅠㅠ
구경하다가 애기들 앞치마를 발견했는데
바로 예슬언니네 삼 미술학원 생각이 났음 ㅠㅠ
내가 5년 전인가? 대학교 겨울방학 때 엄마친구딸인 예슬언니네 미술학원에 가서 애기들과 같이
미술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이후로 예슬언니와 그림 얘기도 많이하고 여행 얘기도 많이해서
지금은 나에게 든든한 엄친딸 언니가 된 예슬언니 ㅋㅋㅋㅋㅋㅋㅋ
순천의 오천지구에서 <someoneartmuseum> = 삼미술학원을 하고 계신다
인스타 아이디 @someoneartmuseum에 들어가면 언니네 학원 아이들이 작업한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제발, 제발 봐주세요 ㅠㅠㅠ 너무 사랑스럽고 창의력도 대단한 작품들이 가득이다 ㅠㅠ
여튼 저 앞치마가 너무 귀여워서 아는 언니한테 너무 보내주고 싶다고 하니깐
어머니가 자기가 한국에 돌아가면 부쳐주시겠다고 가져가주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두 분 공항 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야시장에서 저녁을 먹었당
스테이크 맛있었음
내가 맨날 stev한테 심심하다고 비엔티엔에 한국인 왤케 없냐고 하니깐
stev가 어머님 아버님 가신 뒤에 놀아줬다^^...
stev는 사실 미팅있어서 비엔티엔에 온건데
밤새 일한 뒤 오전에 미팅끝나고 나 놀아주느라고 고생한 홍콩-말레이시아 친구이다.
감솨감솨
stev가 데려가준곳인데
야시장길에서 좀 더 걷다보니깐 진짜 힙한 곳이 있었다 ㅠㅠ
미니소 있는 곳인데
젊은 사람들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옷도 젊은 취향인게 훨씬 많아서
이 다음날 혼자 또 감 ㅋㅋㅋㅋ
stev랑 다시 반대편 강변따라서 쭉 걷다가 맥주마시면서
여러가지 얘기를 나눴다.
스티브랑 진지한 얘기를 하다가 울어버렸는데 스티브가 다시 30초 만에 웃겨줬다^^.... 참내
내일은 생일인데 나에게 행복한 일이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