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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3. 라오스

라오스 비엔티엔 5일차 - 방비엥 1일차 / 비엔티엔-방비엥 미니밴

10/26

아침 9시 30분에 방비엥으로 가는 벤이 숙소로 오기로 되어있어서 겨우겨우 한 시간 전에 일어나서 씻고 급하게 짐을 쌌다.

드디어 떠나는구나. 


시간에 맞춰서 차가 도착해서 어제 벤을 예약하고 난 뒤 주셨던 영수증을 보여드리고 차에 탑승했다.

차에 자리가 아직 많이 비어있어서 멀미를 하는 나는 창가 옆자리로 앉았다.

의자가 너무 90도여서 나중에 가다보니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조금 뒤로 젖혔다.


차에서 멀미에 정신없는 상태로 내 여행을 되짚어보는데

우리 엄마가 어릴적부터 "수인이가 좋은 인연들을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해서 그런 것인지

참 좋은 사람들을, 좋은 때에, 좋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당시엔 몰랐지만 되짚어보니 기적같은 만남들이었다.

어릴적엔 엄마의 기도노트 첫 장에 적혀진 내용들이 다 나에 관련된 거여서 부담스럽다 생각했고, 엄마가 엄마 자신의 인생을 더 중요하게 여겼으면, 나를 좀 후순위로 미뤘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었는데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고마움을 느낀다.

차를 타는 내내 '덕분에' 라는 말이 맴돌았다.


한참 멀미에 시달리고 있는데 1시간 반쯤 가더니 휴게소에서 멈춰서 밥을 먹으라고 하셨다.

그냥 혼자 차에 앉아있겠다고 하고 음악을 듣다가 다시 출발하는 차를 타다가 3시간 반인가 4시간인가 걸려서 방비엥에 도착했다.

나중에 후기를 봐보니 다들 똑같은 곳에서 내려주는 것 같다. <malany villa1>에서 내린 뒤에 아직 숙소를 잡지 않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너무 더워서 그늘에 멈춰선 뒤 <hostelworld>앱을 켜서 적당해보이는 숙소를 찾아서 그 곳으로 이동했다.

내가 찾아간 호스텔은 <방비엥 락 백패커스 호스텔>, 10인 믹스 도미토리로 잡아서 5-6000원 정도였다.

여권을 복사하고, 우선 2박을 결정한 뒤에 비용을 지불하고 방 안내를 받았다. 

8인 믹스도미는 베트남에서 써봤는데 10인은 처음이다. 숙소 고를 때는 도미토리 침대에 커튼이 달려있는게 최고인데 검색할 때 사진으로는 달려있고, 로비에서 물어볼 때도 있다고 하더니 막상 방을 확인해보니 커튼은 없었다 ㅠㅠ 뭐... 걍 써야지. 방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몇 명있어서 인사를 나눈 뒤 2층 침대 중에 1층이 모두 차있어서 2층으로 고른 뒤에 짐을 풀고 중국 진시황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아직도 다 못 봤다.... 노잼)

아까 여자애 한 명이 1층 침대에 있길래 같이 밥먹으러 나갈지 말지 물어볼까 고민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그녀는 그새 사라진 후였다.

결국 방비엥에서도 국제 왕따인거냐^^? 친구들이 방비엥가서도 '군중속의 고독'을 기대한다고 했는데^^....현실이 되는건가

우선 저혈당이 오려해서 밥은 먹어야하니 큰 길을 따라서 돌아다니는데 k마트 앞에서 애기 고양이를 발견했다.

 

끼야야야ㅑ아ㅑ걍ㄱ! 너무 귀여워!!!!!!!!!!!!!

어떤 애기가 고양이랑 놀아주고 있기에 옆에서 구경하는데

헤어밴드를 쓴 딱 봐도 한국인인 남자애가 '우아~! 고양이다~!'하면서 고양이한테 달려오더니

저 공을 던져주면서 놀아주는 걸 보고 ...

아...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겠다는 마음으로

"안녕하세요,, 혼자이세요?,, 제가 정말 왕따인데 제발 제발 놀아주시면 안될까요,, 제발요"를 시전했다.

나 이런 구걸 너무 잘해^^ ... 귣~~~~~~ 귣 걸


그 친구 이름은 대현이였는데 대현이는 너무나 당황했지만

나를 오늘 밤 주막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리는 삼겹살파티에 가자고 해주고 ㅠㅜ

자기 동행들 소개시켜준다고 주막까지 데려가줬다 ㅠㅜ

대현이.. 착한 친구.. 시험에 꼭 합격하렴 ㅠㅜ

삽겹살 파티 참가비 17만낍을 주막이모에게 내고 의자에 앉아서 열심히 기다림 ㅎㅎ


나중에 대현이가 소개시켜준

동행들은 JJ오빠/익상오빠/종덕오빠/지현언니였다

삽겹살 파티 때 소개시켜줬는데 다들 좀 늦은터라 정신없이 인사만 하고 삼겹살을 먹다가

주막아주머니가 주시는 소맥을 받아먹었는데

정말... 맥주 큰 병 하나가 주량인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소맥이었다^^!

이모한테 분명힠ㅋㅋㅋㅋㅋㅋㅋ나 주량 안 세다고 말씀드렸는데 신이 나신 이모는 열심히

소맥은 식기전에 먹어야한다~! 라고 말하며 열심히 주셨고

그렇게 나는 여행 중에 처음으로 드문드문 필름이 끊겼다^^!

이모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신나하셨는데 진짜 행복해보이셨당

그리고 취해서 다같이 사쿠라바까지 간 건 기억나는데

그 다음날 동행들한테 "제가 .. 사쿠라바를 어떻게 간 거 예여?"를 시전했다.

그리고 술에 취해서 반지를 남에게 껴준 탓에 내가 시안에서 산 아끼던 갈색반지도 사라져주심ㅎㅎ

하,, 여튼 마지막 기억은 익상오빠한테 제발 호스텔에 데려다 주십시오~~ 라고 말해서

익상오빠와 종준오빠가 호스텔에 데려다줬는데

가는 길에 내가 익상오빠한테 "오빠,, 도라이죠,,? 눈빛이... 도라이야" 라고 말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저를 길에 버리지 않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생에 처음 클럽도 가보고^^! 인생 성공했다~~~~~~! 촤하하

오랜만에 한국말하니깐 개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