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림과 그림자 그림과 그림자 / 김혜리 / 앨리스 / 2016년 9월의 독후감 무덥디 더운 여름의 끝물이다. 아니 이미 끝나버렸는지도 모른다. 에어컨을 껐다켰다 시종일관 못살게 굴던 일과도 끝이 났고 한쪽 구석에 넣어둔 긴팔잠옷도 夏眠을 끝냈다. 아마 그토록 기다리던 가을이 왔나보다. “빛이 사위고 그림자가 깊어지면 사소한 디테일은 사라지고 자질구레한 모든 것이 퇴장한다. 사물은 위대하고 강력한 덩어리로 보인다. 단추는 보이지 않지만 옷은 남는다. 옷은 보이지 않지만 모델이 남는다. 모델도 보이지 않게 되면 그림자가, 그림자조차 사라지면 그림이 남는다.” (54p) 겨울에 가까이 갈수록 해는 짧아지고 어둠이 길어진다. 자질구레한 것들은 퇴장하고 단순한 진실들만 남는 순간이 길어진다. 이 책에서 얻은 나의 위안이다. 쉽..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