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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57~D+60] 키토제닉 식단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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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D+5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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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6/10/2018


D+57, 23/10

오늘은 레스토랑에 출근하는 날.

낮 시간이 비는 날이다. 야호야호.

게다가 잠을 너~무 잘자서 아침에 7시 반에 일어남;

오늘부터 제대로 키토제닉을 시작해보려고 언니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장을 봤다.

근데 내가 개념을 체화시키지 못해서 장을 보는 내내 어려웠다.

이론으로 따지면 지방/단백질/탄수화물 비율은 70/20/10으로.

단백질은 자기 몸무게 숫자만큼이나 좀 더 먹고싶으면 1.5배, 탄수화물은 30,50,100정도.

빡센 다이어트를 원하면 탄수화물 양을 30정도로 지키는 게 좋다.

탄수화물 양이 적어질수록 몸이 지방을 주에너지로 쓰는 케톤화가 되기 쉽기 때문에.

보통 퍼센테이지나 양을 측정하려고 <Fas secret>이라는 앱을 쓴다.

혜영언니는 그냥 감으로 한다.

자신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방법이 제일 좋은 것 같다.

키토제닉의 기본이라는 버터, 베이컨, 치즈, 계란+@를 사왔다.

호주는 저탄고지 하기에 딱 좋은 국가...

한 번 해보고 새 삶을 살아보자.


사실 오늘 피어싱도 바꾸려고 Market city에 갔었는데, 문을 닫았더라.

구글맵을 확인해봐도 영업시간이라고 뜨는데 왜인지는 모를..

다음에 다시 와야겠다.


레스토랑 출근!

오늘은 와니랑 같이 일하는 날이었다.

와니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long time no see가 인사였음.

인도네시아인 와니는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서 한국말도 몇 개씩 한다.

내가 "아빠 까빠르~" (인도네시아 말로 how are you) 해주니깐 답변도 알려줬다.

"바이크~" 이게 good이라고.

내 기억이 맞나?

"너 예쁘다~" 이것도 알려줬는데

"까무 쩐띠!"

그리고 와니랑 환상의 콤비로 일 잘했다.

sns 아이디 물어보려고 했는데 까먹고 최선을 다해 퇴근함... 다음에 물어봐야지;

집에 와서 삼겹살 구워먹었다.

점심 때 삼겹살 1끼 먹었다고 질리길래 와사비 사서 와사비+간장에 먹으니깐 대존맛.

다시 입맛을 찾았어요.


어제 잠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김다미 자윤씨 사진 보다가 잠들었다.

사람이 어쩜이래? 당신은.. 당신은 너무 귀여워...


D+58, 24/10

여라분 그거 아세요? 이제 스포티파이 - 인스타그램 Share가 된답니다.

스포티파이에 노래 많아서 너무 좋다.

아 스포티파이 결제는 한국카드로 안 되는데, 나는 변팔 방법을 이용해서 패밀리로 이용 중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글을 쓰겠읍니다.

근데 뭐 구글에 찾으면 나오는데 내가 또 쓸 필요는 없는 것 같네.

신기해서 두 개나 올렸다.

인스타 스토리 진짜 잘 안 보고 안 쓰는데, 덕분에 써보네.


오늘 레스토랑에 가기 전에 Market City에 들려서 피어싱하고 귀걸이를 샀다.

이런 거 보면 금속알러지 없어서 1000원-2000원 짜리 맘껏 껴도 되는 건 여행하면서 정말 좋은 옵션인 것 같다.

여기 있는 동안 귀에 피어싱을 한 개 정도 더 뚫고 싶은데 서두르지 않고

내 스트레스가 최고조를 찍을 때까지 기다리는 중!

정말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을 때 하나 더 뚫어야지.


레스토랑 일은 괜찮았다.

오늘 날씨가 좀 추워서 그런지 자꾸 자리를 hold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조정하기 좀 어려웠지만

그래도 서로서로 다 아는 동네주민들이라서

기다리고 있음 먹고있던 사람들이 좀 더 빨리 나와주려고 하고.. 여튼 좋았다.

마지막에 안나는 길을 잃어버린 손님의 개를 발견하고 연어를 들고 뛰어다녔다.

바이마라너? 같은 종류였는데

눈동자가 밝은 갈색인 애를 보자니 좀 무서웠는데 말 잘듣는 착한 아이여서 안나 옆에 촥 앉아있었다.

내일가서 어떻게 됐는지 물어봐야지.


오늘 퇴근 후 탄산수나 한 잔 마시려고 Woolworths에 들렸는데

어떤 영국인이 차이나타운 가는 길을 물었다.

그래서 대답하고 가려는데 자기 4일째 된 워홀러라면서 말을 늘렸다. 이름은 매튜.

이렇게 인간을 반가워하는데 (그가 강아지였다면 뒤에 꼬리가 360도로 회전 중이었을 것이다.)

매몰차게 쳐낼 수 없어서 "ㅎ_ㅎ"의 표정으로 대화하는데

다음에 너 일 끝나고 피자 같이 먹으러 가자~ 뭐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번호를 교환했다.

사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너무 신난 그 사람과 어리둥절한 나의 콜라보로 후다닥...


어쨋든 나는 외국인의 인싸성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나저나 문자 보내는 거 보면 내가.. 너무 거절만 하나 싶기도 한데..?

모르는 사람하고 만나서 밥먹고 커피먹고 술먹는 거.. 여튼 뭐든 정말 싫은데 ㅠㅠ

아효..

Coles에서 고기에 먹을 허브솔트, 파슬리, 스리라차 소스 등등 사왔다.

최근 식단을 바꿔서 식비가 많이 나가긴 하지만

뭐! 옷이나 화장품에 쓰는 것보다도 아깝지 않고 제일 중요한 건

식단에 집중하니깐 최근에 받던 스트레스들도 기억나지 않는다.

상황은 늘 안정적이었고 그 스트레스는 그냥 내가 생각하지 않으면 받지 않는 스트레스였어서

다시 안정기로 접어든 나.


그리고 엄마아빠한테 영통해서 "나한테 할 말 없어~!" 하니깐

"수인이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이러다가

"아!!!!!!!!!!!!!!!! 내일 너 생일이네!!!!!!!!!!!!!!!"라고 외치던 우리 엄마아빠...

어이가 없고요?

하지만 우리 엄마아빠는 중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나의 생일을 잊어온지라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아니, 여러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이야.


그나저나 작년 생일도 혼자 라오스에 맥주 마셨던 것 같은데, 이번 생일도 혼자겠군.

내일 아침에는 좀 빠릿하게 움직여서 카페에 가서 점찍어둔 책을 읽으면서 보내야겠다.

원래는 에어팟을 사려고 했는데,

뭐 이미 블루투스 이어폰도 있는데다가 음질이 그렇게 더 좋은 것도 아닌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다.


대신에 내일은 빅이슈 잡지 한 권을 사고, 바디 미스트를 시향하고,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 것으로!


D+59, 25/10

오늘은 나의 생일.

이것이 나의 기쁨.

이라고 말하기엔.. 음 글쎄.

별로 생일이라고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부모님도 생일을 자주 까먹고 나는 "뭐야~ 생일선물 줘~"라고 말하는 게 다라서.

어쨌든 오늘은 우선 일어나서 방탄커피와 점심을 먹었다.

그 사이에 라이브 아카데미로 공부를 했는데, 아 라이브 아카데미 선생님 너무 사랑해요..

당신없음 못 살아 (아님)

귀엽게 잘 익은 아보카도.

씨를 나무로 키워보고 싶지만 열매가 열리지 않는 나무가 된다는 얘기를 어디서 주워들은 후 의욕이 팍 꺾여버렸다.

나름 신경 쓴 배치.

오늘 레스토랑에 출근하기 전 카페에 가서 책을 읽으려고 아침에 책 결제까지 마쳤다.

가연이가 생일선물이라고 리디북스 캐쉬 5마넌 충전해줬다.

내가 "거렁뱅이한테는 선물 안 받아요."라고 하니깐

가연이는 "난 아직 거지야, 거렁뱅이까지는 아니야. 괜찮아."라며 충전해줬다.

그렇다면야.. 감사감사.

카페에 가기 전 집 근처 빅시에 들려서 시크릿 참 득템.

사실 스스로에게 주는 셀프 선물로 에어팟을 생각했는데

이미 블루투스 이어폰은 있는데다가 고질적인 문제 내 통화 목소리가 상대편에게 들리지 않는 것은 에어팟을 사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을 접었다.

나만 잘 들리면 뭐해요. 소리를 질러야 가연이가 들린다는데...

<Q on the harris>

가연이가 자꾸 안 끊으려고 해서 그냥 책 포기하고 수다 떨었다.

오랜만에 하트도 접어보았다.

이거 뭔지 아는 사람. 이거 타타다.

BT21 타타! (그렇게 아무도 호응하지 않았다.)


지난 번에 콜드브루가 이틀 연속으로 없던지라 오늘 조심스레

"could i have a cold brew with ice..?"라고 물었더니 있다고해서 행복해졌다.

오늘 뭘해도 되겠군! 

무근본이다.


오늘 읽은 책은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 린이한>

음, 작가가 베스트셀러에 책이 올라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했다.

고질적인 우울증 때문인데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서문에 적혀져 있어서

읽는 내내 너무 괴로웠다.

사람의 영혼에 금이 가는 과정이 있다면 이런걸까?

더 얘기하면 스포니깐 이제 구만.


콜드브루 두 잔 먹고 덜덜 추워서 쟈스민티로 시켰다.

가지가지 하는 것 같지만 난 평소에도 가지가지 한다구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좋아하는 장소.

물론 최근엔 추워서 가지 않았다.

아마 여름이 되면 주구장창 찾지 않을까?

는 말이라서 끄덕끄덕.

가연에게 전송.


오늘 레스토랑 일은 내가 봐도 '어, 나 너무 잘하는데?'라고 생각할 정도로 잘했다.

서비스와 친절함, 비지니스와 냉정함 사이에서 갈피를 잡기란 참 힘들지만

늘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얼굴이 익어가는 사람들도 생겼고, 전화주문이 잘 들리지 않아도 요리조리 단어를 바꿔가며 잘 받는다.

"one of %$^%ed tuna rolls~"라고 말하면 전에는 패닉상태였는데

지금은 "you mean, grilled~! cooked tuna, right?" 이렇게 정확히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뭐 어쨌든... 그렇다는 말입니다.


D+60, 26/10

카워시 출근하는 날.

아침에 일어나서 새로 산 다이소 거품기로 방탄커피 섞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었던 방탄커피, 이제 맛없다고 느끼겠군..

점심으로 먹을 김치찜도 챙겼다. 

고기랑 버터랑 많이 넣어서 키토식이다.


출근하는데 빅이슈 파는 분이 앞에 바로 계시길래 어제 못 산 거 구매

사려고 찾아다녀도 못 찾을 때도 있었는데 와우

그리고 오늘 카워시는 너무 바빴다. 

어이없다.

어떤 아주머니는 자기 차에 십자가가 사라졌다고 온갖 승질을 다 냈는데

알고보니 차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어이없다.


자꾸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카워시에서 영어가 (그나마) 통하는 내가 맡아서 사과하고 처리하게 되는데 정말..

이걸로 받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이게 시발점이 되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일요일날 노엘에게 따지게 된다. (예고편)

여튼 퇴근하고 마트에서 새우를 사다가 키토 새우 미역국을 끓였다. 

(처음에 버터, 기름으로 새우머리 볶음)

큰 새우 10마리가 4불이라니... 정말... 호주 당신이란 나라를.. 나는 너무 사랑해.

컬리플라워 라이스로 볶음밥도 만들었다.

빨리 몸을 케톤화시키고 나도 탄수50으로 늘리는 삶을 살아야지. 잡곡밥 하나는 먹으면서 살 수 있겠지?


먹고 좀 자다가 일어났더니 다시 배가 고팠다.

아까 미역국을 너무 적당량 먹었나보다. 키토식은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먹어야 하는데..

적당히 먹고 멈춰서 그런가?


인터넷으로 키토식단을 찾아보다가 짬뽕을 먹고싶어서 '키토짬뽕'을 검색했더니 라유랑 고춧가루, 야채들, 해물, 액젓만 있으면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길래 재료를 사러 나갔다.

해물 1kg (오징어, 새우, 홍합)이 손질된 게 14000원인가? 

여튼 굉장히 저렴해서 가연이랑 통화하면서 열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키토짬뽕.

물 볶을 때 버터도 좀 넣어줬고, 면은 패스.

대신 참치마요랑 김을 싸서 같이 먹었다.

존, 맛!

그리고 오늘 계속 초콜렛이 땡기길래 Coles에서 설탕이 안 들어간 초콜렛을 찾아서 먹었다.

설탕대신 스테비아를 썼는데 와 진짜 너무 맛있어서 황홀했음.

탄수 함량도 되게 낮다.

보물을 발견했군 오늘...


아 호르몬의 영향인지 스트레스가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오늘도 집주인 딴띠한테 문자 하나를 받았는데

평소같았으면 그냥 넘겼을 일인데 집을 옮길 생각까지 해버렸다.

다행히 진정하고 딱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니, 내 잘못도 커서 미안하다고 답장을 했다.


내일은 좀 나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