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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in AU/1. 시드니

[워킹홀리데이 D+75] 다시 굴러보자 데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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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D+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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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2018


D+75, 10/11

오늘은 가방에 먹을 것을 가득가득 가지고 출근했다.

이 틈에 3일 정도는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마시고 싶은 것도 마음껏 마시면서 쉬어야겠다.

인내력 또한 소모품이니깐 쓴 만큼 다시 채워놓아야지.


IPwork를 깔아서 TVING을 결제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을 보고싶어서 굳이 IP우회까지 해가면서 결제했는데 막상 1화를 보기도 힘들만큼 느렸다.

그냥 이번 년도는 조용히 넷플릭스나 즐겨야지..

호주 넷플릭스는 모던패밀리를 내놓아라 내놓아라!


노엘이랑 카페 리모델링 후 메뉴에 대해서 얘기하고 본격적으로 여러가지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초반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라떼아트를 연습하기 시작.

하루에 10잔을 연습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첫 5잔은 오히려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그 다음 5잔은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컵도 다르게 잡아보고 부을 때 높이랑 속도도 다르게 해봐서 망했다.


대칭을 어케 잘~ 잘~ 해보고 싶은데..

나름 성공적이다.

스티밍 망했어, 흑.

초반 하트 자리를 잘 잡아보려고 느리게 부었더니 찌그라졌다.

친구야 어디가..


어쨋든 오늘은 뭔가 열심히 한 하루같군.

한 가지 일을 일주일 이상 지속하기란 힘든데, 한 가지 마음도 일주일 이상 가기가 힘들다.

내가 품었던 좋은 생각, 좋은 행동, 좋은 마음가짐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매일 30분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지금도 게으르게 사는 건 절대 아니지만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려면 최소한 좋은 행동이라는 입력값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값을 넣어야 결과가 나오는 건 너무 당연하니깐.


그나저나 나는 평생 이렇게 무언가를 잘 해내고 싶은 갈망에 사로잡혀서 살아가야 하나?

그럼 그에 맞는 의지력과 지속력은 왜 주시지 않았나요.

말햐주새용..


안나 사장님한테 노엘이 나에게 카페 메뉴에 대한 것과 카페에 대한 전반적인 권리를 다 넘겨주었다고 말하니깐

금요일날 일을 못하게 되어서 안나에게는 배드 뉴스지만 그래도 나에게 너무 좋은 경험이 될 거라며 꼭 시도해보라고 하셨다.

좋은 일을 좋은 일로, 사람을 사람으로 받아들여주는 사장님하고 같이 일해서 다행이다.


집으로 돌아와 나올린이 심심했는지 엄청 반갑게 맞이하길래

같이 뭐 만들어 먹을까? 싶어서 콘치즈를 만들었다.

나올린이 "이거 한국에서 많이 먹어?"라고 하길래

"술 먹을 때 많이 먹어."라고 했는데 말하고 혼자 웃었다.

완전 술안주잖아 이거!


같이 김말이도 구워먹고 완전 배 통통해져서 잠들었는데

가연이가 고민하던 일이 잘 해결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일어났다.

내가 해결해줄 수 없는 일이고 가연이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맨날 전화로 "아, 어떡하지?"만 반복했는데

우리 둘 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살아서 그런거야, 착하게 살자!'라며 결론지었다.

카르마를 믿는 자들의 대화.


그리고 산책 중 만난 포썸!

하이드 파크를 걷는데 갑자기 나무에서 뭐가 쑥 내려와서 엄-청 놀랐다.

"가여나!!!!!!!!! 뭐가 뭐가 나왔는데 엥? 너구리인가? 엥..? 아~ 저게 그건가보다. 포썸!"

가연이가 궁금해할까봐 사진도 찍어서 보내줬다.

나는 기대한 것 보다 귀여워서 괜찮았다.

ㅂㅐㅁ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나는 괜찮아, 나는 괜찮아.


요즘 전곡을 듣고 있는 가수, 곽푸른하늘.

전곡 반복은 오랜만인 것 같은데?

루시아 씨의 <몸과 마음> 앨범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감사히 잘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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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산책하다가 어떤 취한 서양인 남자애 두 명이 같이 신호등을 기다리던 동양 남자애한테

합장을 하면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하고 있는 걸 보았다.

합장은 동양권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쓰는 문화에다가 그 남자애가 어디 출신인 줄 알고 감히 일본말을 걸어?

게다가 그 남자애, 상황이 무서웠는지 아니면 무마하려고 하는지 그저 머쓱하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열 받아서 일부러 나한테 말 걸라고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깐

나한테도 합장하면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라고 하길래 똑바로 쳐다보면서

"What a racist~!"라고 하니깐 자기들끼리 엄청 억울하고 놀란 척을 하길래 으쓱하고 지나쳐서 왔다.

미개한 놈들, 하루 빨리 뒤지길 기도할게~